"다른 기업 하나같이 임금동결..우리 입장만 몰아갈 수 없었다"

이경훈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장(노조위원장)은 전날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에서 15년 만에 무파업 잠정합의안을 이끌어낸 것과 관련해 22일 "아쉬움이 남지만 역대 최대의 성과를 이룩했다"고 자평했다.

이 지부장은 이날 발간된 임단투(임단협 투쟁) 속보 소식지를 통해 "숨돌릴 틈 없이 올해 임단협을 수행했고 무엇보다 연내 타결을 갈망하는 조합원들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고 말했다.

그는 "상반기 미국발 금융위기로 촉발된 전 세계적 경제 불안은 노조 요구의 근거를 축소시키는 위기 상황으로 몰고 갔지만 하반기 들어 경기 회복과 함께 자동차 산업이 괄목할 만한 경영실적을 가져오면서 교섭의 돌파구를 찾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 지부장은 기본급을 올리지 않는 임금동결 합의안과 관련해 "전 집행부의 사퇴로 중단된 교섭을 받아 안고 진행된 교섭에서 제 모든 것을 걸기에는 한계가 있었다"며 "특히 임금인상은 조합원의 고정 임금 확보라는 측면에서 대단히 중요한 부분임에도 현실적인 선에서 정리할 수 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삼성, 포스코, 현대중공업, LG 등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상위 상장그룹들이 많은 순이익을 남겼음에도 하나같이 올해 임금을 동결했던 점은 결코 우리의 입장만을 가지고 쉽게 몰아갈 수 없는 부분이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임금동결은) 현대차노조가 짊어지고 가야 할 멍에로는 너무나 큰 것이기에 신중한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기본급에서 기 지급된 호봉승급분 이외에 추가로 쟁취하지 못한 부문에 대해서는 지부장으로서 오명을 감수하겠다"고 말했다.

이 지부장은 "그러나 어느 사업장에 견주어도 부끄럽지 않은 성과를 쟁취했다"며 "아쉽지만 이제 지혜롭게 마무리해야 할 시점이고 이 시점에서 마무리하지 않으면 올해를 넘길 수밖에 없다는 현실을 부정할 수 없다"며 조합원의 현명한 선택을 요청했다.

(울산연합뉴스) 장영은 기자 you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