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일일드라마 '살맛납니다'서 홍민수 역

"연기 인생에서 도전해봐야 할 작품을 이제야 만난 것 같아요.제게 맞는 옷을 입은 것 같아 행복합니다."

MBC 일일드라마 '살맛납니다'에서 에어로빅과 태권도 강사인, 선머슴 같은 노처녀 홍민수 역으로 출연 중인 김유미(29)는 드라마 제목대로 요즘 정말 살맛 난다면서 환하게 웃었다.

그는 '살맛납니다'에서 무릎이 툭 튀어나온 운동복 바지를 입고 동네를 돌아다니거나 형형색색의 쫄쫄이 에어로빅복을 입고 큰 소리로 구령을 붙여가며 운동을 한다.

화장기도 거의 없는 얼굴에 장난기는 서글서글하다.

그동안 주로 청순가련형이나 성숙한 여성의 역할을 맡았던 것과 비교하면 180도 변신한 것이다.

"저 자신을 깨는 기분이랄까.

확실히 연기자는 자기가 맡은 역할을 따라가는 것 같아요.

우울한 연기를 하려면 아무래도 평소에 우울한 감성을 머금고 있어야 하니까요.

그런데 민수는 유쾌하고 긍정적인 여성이잖아요.

그러다 보니 제 삶도 그렇게 변화되는 것 같아요.

"
'살맛납니다' 캐스팅 제의가 들어왔을 때 일일드라마라서 쉽게 지치지 않을까 걱정도 했지만, 오히려 지금은 촬영장 나가는 게 기쁠 정도라고 한다.

2000년 SBS 드라마 '경찰특공대'를 통해 데뷔한 이후 처음으로, 이 드라마를 위해 길었던 머리카락을 싹둑 잘랐다.

때마침 지고지순한 여성 역할에 한계를 느끼고 있었고 시청자들에게 자신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던 참이었기 때문에 긴 머리에 대한 아쉬움도 없었다고 한다.

10년 만에 처음 시도하는 변신이기에 그는 기왓장을 연속해서 격파하는 것도 서슴지 않고 했다.

이 때문에 손이 퉁퉁 부었다고 그는 귀띔했다.

"하지만, 민수 역을 맡고 나서 주변 사람들로부터 '이제야 진짜 너의 모습을 보여주는구나.

내가 다 속이 시원하다'라는 내용의 전화와 문자 메시지를 많이 받으니까 힘이 나요.

데뷔 이래 가장 큰 반응이에요.

하하."
그는 민수 역으로 좋은 반응을 얻는 만큼 연기를 하면 할수록 민수 역에 깊이 빠져 '만일 내가 진짜 민수였다면'이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고 한다.

더군다나 내년이면 서른 살이기 때문에 드라마 속의 민수처럼 결혼 생각을 안 할 수가 없다고.
"실제로 제가 민수라면 어떨까 생각을 해보게 돼요.

그러나 유진(이태성 분)이 사랑해주는 만큼 저를 사랑해주는 남자를 만난다면 해볼 만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앞으로 민수가 유진이네 집에 들어가 살면서 시아버지 때문에 많은 어려움을 겪어요.

민수가 지혜롭게 이겨낼 것처럼 저도 똑같은 상황에 부닥치면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

10년 동안 큰 기복 없이 꾸준하게 활동해온 김유미, 앞으로의 꿈은 뭘까.

"화려하게 최고가 돼도 좋지만 제가 지금 할 수 있는 것에서 최선을 다하고 싶어요.

그 결과로 사람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끼치고 싶고요.

10년 동안 제가 버틸 수 있게 해준 열정이 이러한 꿈을 이뤄줄 것이라고 믿어요.

"



(서울연합뉴스) 임은진 기자 engi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