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주류가 젊은층을 겨냥해 지난 8월 내놓은 '처음처럼 쿨'은 16.8도짜리 초저도 소주다. 식이섬유가 풍부하고 열량은 설탕의 절반 이하인 프락토 올리고당을 함유해 끝 맛이 상큼한 것이 특징이다. 2006년 2월 출시한 기존 모델 '처음처럼'과 같이 물 분자가 일반 물보다 작은 알칼리 환원수를 사용했다. 따라서 물입자가 알코올 입자와 잘 결합해 처음처럼보다 도수가 2.7도 낮은데도 불구하고 소주 본연의 톡 쏘는 맛은 살렸다.

롯데주류는 진로의 '참이슬'이 독점하고 있던 소주시장에 처음처럼을 출시하고 3년 만에 업계 2위에 올라 8월 말 기준으로 시장 점유율 13.3%를 기록했다. 연말에는 15%를 넘어설 것으로 회사는 내다보고 있다. 롯데주류는 경쟁 제품과 차별화하기 위해 소주 원료의 80%가량을 차지하는 물을 알칼리 환원수로 교체하고 '물 입자가 작아 목넘김이 부드러운 소주','세계 최초의 알칼리 환원수 소주' 등 슬로건을 내세웠다.

알칼리수는 인체에 해로운 활성산소와 산성 노폐물을 배출시키는 작용을 한다. 여기에 재미를 추구하는 젊은층에게 '흔들어 마시는 소주'라는 마케팅 전략이 주효해 '회오리주','효리주'라는 별칭을 얻으며 관심을 끌었다.

처음처럼의 후속 제품으로 처음처럼 쿨을 출시하게 된 배경에는 최근 주류시장에서 덜 취하면서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저도주를 찾는 젊은층이 늘어난 것이 영향을 미쳤다. 특히 소주 도수가 낮아지면서 젊은 여성들이 새로운 소비층으로 떠오르자 이들을 겨냥한 초저도주를 내놓기로 한 것.롯데주류는 2007년 여름부터 제품 개발에 착수,1년여 개발 기간을 거쳤다.

처음처럼 쿨을 '젊은 소주'로 포지셔닝하기 위해 빨강 파랑 보라 분홍 등 네 가지 컬러를 적용한 패키지로 디자인을 차별화했다. 각 색깔에는 열정(빨강),정직(파랑),자신감(보라),사랑(분홍) 등 각각 다른 키워드를 연결시켰다. 'Think Casual(쿨하게 생각해)'이란 슬로건을 내걸어 20대와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노력했다.

모델 효과도 톡톡히 봤다. 걸그룹 '애프터 스쿨'의 멤버인 유이는 광고에서 깜찍하면서도 섹시한 '쿨샷댄스'를 선보여 폭발적인 인기를 모았다. 이 광고로 '꿀벅지'라는 유행어가 만들어질 정도였다. 처음처럼 쿨 홈페이지(www.coolsoju.co.kr)에는 방문자 수가 폭주했다고 한다.

롯데주류 관계자는 "처음처럼 쿨은 기존 처음처럼과 시너지 효과를 내는 동시에 제품력과 젊은 마케팅으로 20~30대 유동인구가 많은 신촌,강남,홍대,명동 등지의 주점에서 높은 선호도를 보이며 매출이 상승하고 있다"며 "16.8도를 강조한 숫자 마케팅,20대 젊은층을 대상으로 한 문화마케팅 등을 통해 처음처럼 쿨의 입지를 더욱 굳혀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강유현 기자 y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