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승강기대학(총장 이성일 · 사진)은 승강기 엔지니어를 육성하기 위해 세워진 국내 최초의 2년제 대학이다. 기업이 기술인력 양성을 목적으로 만든 교육훈련 기관은 더러 있지만 정규 대학으로 만들어진 경우는 이 대학이 처음이다.

이성일 총장은 "설립 주체는 거창군이고 운영 주체는 행정안전부 산하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이기 때문에 공공성이 매우 강하며 책임있는 학교 경영을 할 수 있는 토대를 갖췄다"고 설명했다.

승강기안전관리과,승강기기계설계과,승강기전기설계과,승강기메카트로닉스과,승강기보수과 등 5개 학과가 개설돼 있다. 한 학년에 220명씩 2개 학년 총 정원은 440명이다.

한국승강기대학은 세계 유일의 승강기 전문대학으로 세계 승강기 업계로 진출할 국제적인 엔지니어를 육성한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이 학교는 '글로벌 하이테크 엘리베이터 엔지니어 육성'을 비전으로 삼고 있다.

한국승강기대학은 글로벌화를 대학의 비전으로 삼은 만큼 졸업생들이 기본적인 외국어 구사 능력을 갖추도록 학칙에 외국어 실기 시험을 의무화해 놓았다. 이 총장은 "생활 회화조차 못하는 학생은 졸업을 유보시켜서라도 외국어 구사 능력을 갖추도록 하겠다"며 "우리 학교의 교수진은 이미 승강기업계에서 입증받은 최고의 전문가들로 승강기 관련 기술을 가르치는 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따라서 학생들의 외국어 구사 능력을 키우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학은 외국어 구사 능력을 갖춘 학생들의 해외 진출을 추진할 계획이다. 대학 관계자는 "첫 졸업생이 사회에 나가는 2012년에 졸업생의 20%를 해외 기업에 취업시키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한국승강기대학은 전체 신입생을 기숙사에 무료로 입소시키는 보기 드문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이는 학부모들의 학비 부담을 덜어주는 것 외에 두 가지 목적이 있다. 우선 2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학생들에게 첨단 승강기 기술을 가르쳐야 하고 생활 회화가 가능하도록 외국어 교육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총장은 "합숙 형태로 학생들에게 보다 밀도 높은 학습 환경을 조성해줘야 빠른 시간 내에 실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이유는 지리적인 여건이다. 경남 거창은 수도권과 멀어 수도권에 거주하는 학생들이 지원을 꺼리고 있어 우수한 학생을 전국적으로 모집하려면 무료 기숙사 제공이라는 특전이 필요하다는 것이 대학 관계자의 설명이다.

한국승강기대학은 국내 최고 수준의 입학장학금을 제공한다. 일반적으로 대학들이 다양하게 갖고 있는 장학금 외에 입학 성적에 따라 성적 상위자 1~20%는 수업료 전액 면제,21~40%는 반액,41~60%는 수업료 3분 1을 면제해준다.

이 학교는 산학협력에도 주력하고 있다. 한국승강기대학은 지난 18일 온라인 솔루션 개발업체인 엘토와 차세대 엘리베이터(IT-VATOR) 개발을 위한 중앙연구소를 설립하기로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 총장은 이에 대해 "한국승강기대학은 승강기업계와의 공조에 의해 태어났으며 업계의 발전과 궤를 같이하는 그야말로 '산학연 일체'의 롤 모델로 키워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졸업성적이 상위 50% 수준인 졸업생이 취업을 하지 못하면 2년간의 모든 수업료를 반납해주는 파격적인 조건도 제공한다. 이 학장은 "졸업성적 상위 50% 이내라는 기준은 해당 학생이 학교가 제공하는 평균적인 교육을 평균적으로 이수했음을 뜻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취업을 하지 못하면 그것은 학생의 잘못이 아니라 학교가 교육을 제대로 시키지 못한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며 "2년간 지불한 모든 수업료를 취업 후원금이라는 형태로 반환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술 중심 대학인 만큼 현장 지향성도 높다. 한국승강기대학은 기업체가 보유하고 있는 것보다 우수한 실습시설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학교 측은 업계로부터 에스컬레이터와 승강기를 합쳐 18대를 기증받는다고 밝혔다.

이 대학은 3대의 에스컬레이터를 설치한 국내 최초의 에스컬레이터 전용실습장도 만들 계획이다. 현재 부지 확보와 설계까지 완료한 상태다. 이 총장은 "내년 5월까지는 엘리베이터 15대가 설치되는 엘리베이터 실습동을 완공해 명실공히 세계적인 수준의 실습시설을 갖출 것"이라고 말했다.

교수 구성도 현장 지향적으로 하고 있다. 일반 대학과 달리 승강기 분야의 현장 엔지니어 경력 15년 이상의 특급 기술자가 전체 교수진의 50% 이상이다. 이들은 기계,전기,전자 등을 전공한 교수들과 연계해 학생들을 지도한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