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금융시장의 불안이 고조되면서 달러 가치가 요동치고 있어 외환시장에 또다시 큰 충격을 주지나 않을지 걱정이다. 미국 달러 가치는 지난 7월 중순을 피크로 이후 지속적 약세를 보였으나 최근 들어 다시 급등세로 돌아서 지난 주말에는 3개월 만의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6개 주요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화지수는 지난 주말 하루만에 1% 가까이 오르며 9월 초 이후 석 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원 · 달러 환율도 12월에만 저점 대비 20원 이상 오르는 등 상승세를 이어가는 추세다.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는 1차적 이유는 두바이 사태에 이어 그리스 국가신용등급 하향 등의 영향으로 안전자산인 달러화 수요가 많아진 때문이다. 여기에 미국의 고용상황이 11월부터 개선 추세를 보이는 등 미국 경제가 최근 강한 회복세를 보이는 것도 달러 강세를 부추기고 있다고 한다.

사실 달러 강세(원 · 달러 환율 상승)는 우리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을 늘리고 수입을 억제한다는 점에서 우리에게는 긍정적 소식이다. 우리나라가 글로벌 위기에서 빠른 속도로 회복할 수 있었던 것도 금융위기 이후 급등한 환율 덕을 본 부분이 크다는 점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문제는 국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달러화 가치가 단기간 내에 급등락할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는 데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최근 달러 강세가 소위 달러 캐리트레이드의 연말 차익(差益)실현에 의한 것으로 곧 다시 약세로 돌변할 수도 있다"고 경고하기도 한다.

그런 점에서 당국은 그 어느 때보다 외환시장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 혹시 있을지 모를 투기세력에 의한 시장 교란에 철저히 대비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상대적으로 규모는 작으면서도 개방 정도는 높은 우리 외환시장의 속성상 환투기 세력들이 언제 어떻게 외환시장을 투기장화할지 모르는 까닭이다. 이들은 특히 한 · 미 통화스와프 종료, 미국의 조기 금리인상 가능성 등을 핑계로 시장을 뒤흔들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외환당국은 시장 변동성이 지나치게 높아지지 않도록 시의적절하면서도 다양한 대책을 지속적으로 강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