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공부경천하 천하공부출소림(中國功夫驚天下 天下功夫出少林,중국 무술은 천하를 놀라게 하고,천하의 무술은 소림에서 나온다).맨손으로 돌을 부수고 벽돌을 가루로 만든다. 수행 중 적이 다가오면 나뭇잎의 움직임과 바람만으로 위치를 파악,뒤도 안돌아보고 물리친다.

소림사(少林寺 · 샤오린스) 스님의 무공에 대한 얘기는 이밖에도 끝이 없다. 이연걸 주연 영화 '소림사' 시리즈는 물론 무림고수의 영웅담을 담은 '화소홍련사''소림연의'같은 무협소설은 소림 무술을 전설로 만들고도 남는다.

소림사가 창건된 건 서기 496년.불교 선종(禪宗)의 창시자인 달마대사가 세운 것으로 돼 있지만 실은 그보다 30년 전 인도에서 온 발타 선사가 터를 잡았다. 스님들이 무술을 익힌 이유는 두 가지. 참선과 채식으로 약해진 체력을 기르고 언제 달려들지 모르는 숲속 맹수를 비롯,적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었다.

실제 이곳 무술의 비법을 담았다는 '역근세수경'중 지금까지 전해지는 세수경의 내용이 실은 특별한 게 아닌 신체단련법이라는 얘기도 있다. 어쨌거나 소림사의 무술이 세상에 널리 알려진 건 서기 618년'왕세충의 난'당시 담종 등 13명이 후에 당 태종이 된 이세민을 구하고부터.

다섯 가지 동물의 움직임을 본떠 만들었다는 권법과 함께 곤술이 유명한 건 절로 쳐들어온 홍건적을 긴나라 스님이 밥주걱으로 쫓아낸데서 비롯됐다고 한다.

수많은 전설에도 불구하고 1928년과 44년 연이은 화재 등으로 황폐해졌던 소림사가 재건된 건 1974년.이후 87년 MBA출신 스융신(釋永信) 스님이 방장에 오르면서 소림사는 완전히 달라졌다.

600여명이 출연하는 대규모 공연물을 제작,비싼 관람료를 받는가 하면 사찰 내부와 주변은 물론 세계 30여곳에 무술학교를 개설하고 관련 상표만 100여개를 등록하는 등 기업처럼 경영하는 게 그것이다. 거금을 벌어들이지만 지나치게 상업화한다는 반발도 심해 11월엔 두 번이나 해커의 공격을 받았다는 마당이다.

그런데도 이번엔 증시 상장까지 추진되고 있다는 소식이다. 덩펑시와 홍콩 기업인 중여(中旅)그룹이 '숭산 소림 문화여행유한공사'를 설립하고 2011년 홍콩 증권거래소에 상장할 계획이라는 것이다. 소림사 측에서 반대한다니 두고 볼 일이지만 참선 도장의 변화가 어디까지 진행될지 실로 궁금하다.

박성희 수석논설위원 psh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