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대우자동차가 내년과 2011년 내놓을 신차 3종류를 17일 공개했다. 이 회사는 앞으로 매년 2~3종류의 신차를 내놓으며 국내시장 공략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GM대우는 내년 중 현대자동차의 그랜저를 겨냥한 준대형차를 내놓는 등 공세적인 전략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모회사인 GM의 증자로 일단 유동성 문제에서 벗어난 데다 하반기부터 판매가 늘면서 '실지(失地)회복'을 벼르고 있다.

◆국내시장 승부수는 디자인

GM대우가 인천시 부평 디자인센터에서 공개한 신차는 세 가지다. 내년 하반기 내놓을 준대형 세단(프로젝트명 VS-300)과 2011년 상반기 선보일 차세대 글로벌 소형차와 7인승 미니밴이다. 준대형 세단과 미니밴은 GM대우에는 없는 모델이다. 이들 모델이 추가되면 GM대우는 경차(마티즈 크리에이티브)에서 대형 세단(베리타스)까지 풀라인업을 갖추게 된다.

GM대우가 개발 중인 신차에서 강조하고 나선 것은 디자인이다. 이날 드러난 디자인의 요점은 '작지만 강하고 젊으며 우아한 차'로 요약된다. 글로벌 시장을 겨냥해 개발 중인 소형차는 차량 후드선을 뚜렷하게 해 역동적인 모습을 나타냈다.

7인승 미니밴도 마찬가지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다목적차량(MPV)을 혼합했다. 겉모습부터 단단한 이미지를 보여줬다. 스포티한 모습도 갖춰 젊음을 가미했다. 이 차량은 작년 파리모터쇼에서 '시보레 올란도(Chevrolet Orlando)'라는 차명으로 소개됐었다.

내년 하반기 출시할 준대형 차량은 우아함을 강조했다. 이 차는 현재 북미시장에서 '뷰익 라크로스'라는 이름으로 판매하고 있다. GM대우는 외부와 내부 디자인을 한국 사람의 취향에 맞게 바꿔 국내에서 생산할 계획이다. GM대우의 준대형 차량은 현대차의 그랜저,기아차의 K7,르노삼성의 SM7과 같은 급이다. 디자인센터를 총괄하고 있는 김태완 부사장은 "최고라고 자부할 수 있는 자동차를 디자인해 누구나가 감탄할 디자인을 완성하겠다"고 말했다.

◆유동성 문제 벗어나 자신감 회복

GM대우가 디자인을 앞세워 국내 시장에서 공세적인 전략을 취하고 있는 것은 그동안 발목을 잡았던 유동성 문제가 해결돼 이미지가 급속히 개선되고 있다는 자신감에서다. GM 본사는 지난 10월 GM대우에 4912억원을 증자했다. 이 정도면 앞으로 18개월 동안 유동성 문제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런 배경을 업고 GM대우의 내수판매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7월 9338대로 전년 동기보다 26% 감소했던 내수판매량은 8월부터 증가세로 돌아섰다. 지난달엔 1만2063대를 팔아 전년 동기보다 165% 늘었다. GM대우는 하반기부터 내수판매가 급속히 회복되고 있어 잇달아 내놓을 신차를 앞세우면 내년 판매도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2011년 내놓을 글로벌 소형차와 미니밴을 GM대우에서 주도적으로 디자인하고 개발하고 있다"며 "이는 GM대우가 GM의 소형차 개발기지로서 위상을 확고히 하고 있다는 반증"이라고 말했다. 그런만큼 GM이 GM대우를 팔고 나갈 것이라는 우려도 불식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하영춘 기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