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운영하는 미소금융재단이 17일 일제히 문을 열었다. 지난 15일 삼성미소금융재단이 출범한 데 이어 은행권 미소금융재단들도 이날부터 대출을 시작함에 따라 마이크로크레디트(무담보 소액대출)사업이 본궤도에 오르게 됐다.

이날 출범한 미소금융재단은 총 3곳이다. KB미소금융재단은 대전 중구 은행동에,신한미소금융재단은 인천 부평동에,우리미소금융재단은 서울 을지로에 각각 본부를 설치했다.


국민은행은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에 미소금융이 집중되는 것을 막기 위해 대전에 재단 본부(주사무소)를 설립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KB미소금융재단은 충청권을 중심으로 사업을 펼칠 예정이다. 내년 1월 초에는 서울 도봉구에도 지점을 낼 계획이다.

강정원 KB미소금융재단 회장(국민은행장)은 "경제가 어려운 시기일수록 저소득 계층에 대한 사회적 배려가 필요하다"며 "KB미소금융재단은 금융소외계층에게 대출을 지원하고 사업 및 재무 관련 컨설팅 서비스도 제공해 실질적인 자활기반을 마련하는 데 중점을 두겠다"고 말했다.

신한미소금융재단은 재래시장인 부평시장 인근에 본부를 세웠다. 신한금융지주 관계자는 "재단 이사장으로 이백순 신한은행장이 선임됐으며 고객 상담인력은 금융권 퇴직자를 중심으로 외부에서 충원할 예정"이라며 "새로운 일자리 창출도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신한미소금융재단은 내년 중 부산,마산,춘천 등 지방으로 지점을 확대할 방침이다.

우리미소금융재단은 서울 우리은행 을지로지점 2층에 본부를 꾸렸다. 이종휘 우리은행장이 이사장 직을 맡았고 이사진은 김용태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 신부,유수현 숭실대 교수,전원일 창동종합사회복지관장으로 구성됐다. 이 이사장은 "서민금융은 몇 명에게 얼마를 빌려줬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많은 서민들이 다시 일어서느냐가 중요하다"며 "서민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재단을 운영하겠다"고 강조했다.

3개 금융그룹은 해당 재단에 매년 100억원씩 앞으로 5년간 총 500억원을 출연할 계획이다. 신용등급 7등급 이하의 저신용 · 저소득 계층을 대상으로 프랜차이즈 창업 자금과 창업 임차보증금,운영 자금 등을 500만~5000만원까지 빌려준다. 금리는 연 4.5%이며 6개월부터 1년까지 무이자 거치기간을 두고 5년간 분할 상환하면 된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