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명호 시장 "시민과 함께 기쁨과 보람 느껴"

서울중앙지법이 쌍용자동차에 대한 회생계획안을 강제인가한 17일 오후 2시30분.
그동안 쌍용자동차 회생계획안 부결과 고덕국제신도시의 토지보상 지연 등으로 '경제파탄' 위기까지 내몰린 평택지역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소리가 시내 곳곳에서 들렸다.

이날 오전 긴장된 분위기에 일손을 놀리던 평택시 칠괴동 쌍용자동차 공장 근로자들은 법원의 강제인가 결정소식에 너나없이 환호의 목소리를 냈다.

사내에서 삼삼오오 모여 이날 법원의 인가결정을 주목하던 근로자들은 "국가경제와 지역경제, 대외신뢰도를 중시한 결정인 것 같다"고 나름대로 평가하며 "회사를 살리는 길이 근로자가 사는 길인 만큼 과거(파업)의 아픔을 딛고 일어설 날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공장 차체부 생산라인에서 완성차를 조립하던 근로자들은 바쁜 일손을 놀리면서도 "인가결정이 났데"라며 서로를 격려하는 말을 아끼지 않았다.

정성모 조립3팀장은 "모두가 내심 마음 졸이던 근심이 한순간에 살아진 듯하다"며 "이제부터 회사를 정상화시키는데 힘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쌍용자동차 김규한(42) 노조위원장은 "앞으로 넘어야 할 산들이 너무나도 많지만, 노사가 손잡고 긴 터널을 빠져나오도록 노력하겠다"며 "그동안의 노조투쟁이 아닌 노사가 상생하면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는 것을 국민들에게 알려주고 싶다"고 밝혔다.

공장 인근에서 음식점을 경영하는 김도선(54)씨는 "올해 5월부터 시작됐던 2개월간의 파업으로 장사가 안돼 생계마저 걱정할 정도였다"며 "쌍용차의 회생계획안이 수용됐다니 이제부터 정상적인 영업을 할 수 있어 다행"이라고 웃음을 지었다.

쌍용차의 회생계획안 강제인가 결정이 나자 평택시와 시민과 NGO도 일제히 환영하는 모습을 보였다.

송명호 평택시장은 "그동안 쌍용자동차의 장기간 파업으로 직접적인 피해와 고통을 감수하면서도 지역공동체인 쌍용차를 살리기 위해 성원하고 동참해 준 시민과 다시 한번 회생의 기회를 준 채권단에게도 거듭 고맙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오늘 법원의 결정으로 쌍용자동차는 조기정상화를 위한 확고한 발판을 마련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에서 평택시민 모두와 함께 기쁨과 보람을 느낀다"고 감회를 밝혔다.

그동안 쌍용차 판매량의 호조와 해외의 전환사채(CB) 보유자들을 제외한 대다수 채권자의 회생계획안 동의로 긍정적인 분위기였지만, 4차례의 이해관계인 집회에서 회생안이 부결되데 따른 불안감에 평택의 지역경제가 극도로 침체돼 있었다.

쌍용차 1.2차 협력업체(431개) 중 현재 14곳이 부도나고, 111곳이 휴.폐업한 상태인데다, 이번 회생계획안이 수용되지 않았을 경우, 쌍용차 근로자 및 협력업체 직원 등 20만여명이 실직할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평택참여자치시민연대 이은우 대표는 "지역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쌍용차의 회생 가능성이 보여 다행"이라며 "하지만 이번 결정이후 정부와 산업은행의 적극적인 투자와 지원으로 실질적인 회생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대책마련의 필요성을 주문했다.

쌍용차의 구조조정으로 직장을 잃은 해직근로자(2천308명)의 취업을 위해 그동안 '1社 1人 채용하기' 운동을 통해 100여개 기업에 640명을 채용시킨 평택시는 '쌍용차 살리기'를 위한 전시민 운동을 벌이기로 하는 등 구체적인 계획안을 마련해 추진키로 했다.

쌍용차 측은 앞으로 신시장 개척 및 수출 다변화 정책을 확대 시행하고, 상품성을 개선한 모델을 출시해 월 평균 4천500대 이상의 수출실적을 유지할 방침이다.

(평택연합뉴스) 김명균 기자 km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