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상품 중 가장 비싼 것은 세계일주 크루즈와 남극탐험이다. 수천만원은 보통이고 1억원을 넘기도 한다. 입이 딱 벌어지는 액수지만 이건 약과다. 현재 예약을 받고 있는 우주여행 상품 가격은 20만달러(2억3260만원)에 이른다. 영국의 버진 갤럭틱이라는 회사가 추진중인 상업적 우주여행을 위해 이미 40여개국 300여명이 예약금을 냈다고 한다. 버진 갤럭틱은 창조경영의 대명사이자 모험가인 리처드 브랜슨 버진그룹 회장이 설립한 회사다.

버진 갤럭틱의 우주관광선 이름은 '스페이스십 2'다. 선체 길이 18.3m에 날개 8.2m의 소형 항공기 형태로 이미 다 만들어져 지난달 공개됐다. 조종사 2명과 승객 6명을 태우고 고도 110㎞까지 비행할 수 있다. 15.5㎞까지는 모선이 실어 나른 후 로켓 엔진을 통해 110㎞ 지점까지 날아오른다. 탑승객들은 4~5분간 무중력 상태에서 아름다운 지구와 다양한 별을 보며 우주여행의 묘미를 만끽하게 된다. 이륙 후 지구로 돌아오기까지의 시간은 대략 2시간30분.첫 출발은 2011년 중반께로 잡혀 있다.

러시아 우주왕복선 소유스를 이용해 억만장자들을 여러 차례 국제우주정거장(ISS)으로 보냈던 미국의 스페이스 어드벤처도 정원 5명의 우주관광선 '익스플로러'를 만드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또 미국의 엑스코 에어로스페이스(XCOR Aerospace)도 우주관광선 '링스'를 개발 중이다. 링스는 조종사 1명과 관광객 1명이 탑승하는 소형 우주선으로 내년부터 시험비행에 나선다. 역시 2011년 출발을 목표로 예약을 받고 있다.

이와함께 경북 예천에서 우주환경체험관을 운영중인 예천천문우주센터도 오는 18일 엑스코 에어로스페이스사와 2013년께 링스를 도입하는 내용의 MOU(양해각서)를 맺는다고 한다. 예천공항에서 이륙해 고도 115㎞ 우주공간을 체험하고 돌아온다는 구상이다. 관련법 정비,재원조달 등 난제가 많지만 국내에서도 우주여행을 할 날이 멀지않았다는 얘기다.

기원 160년께 그리스 작가 루키아노스가 '이카로메니포스'란 작품에서 달여행을 다룬 후 많은 소설가와 과학자가 우주여행을 꿈꿔왔다. 1957년 소련의 스푸트니크 1호 발사, 1969년 미국 아폴로 11호의 달 착륙 성공에 이어 이제는 일반인도 우주여행을 하는 시대가 오고 있다. 광대한 우주에 가본 사람이 늘어나면 지구의 소중함을 알고 서로 티격태격하는 다툼도 줄어들지 않을까.

이정환 논설위원 jh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