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가 적고 힘이 든다는 이유로 이공계를 기피하는 현상이 일반화된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정부와 기업이 뛰어난 인재가 이공계로 많이 진학할 수 있도록 각종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합니다. "(변정수 만도 대표)

"이공계 출신들은 기술 창업을 통한 성공 가능성이 높습니다. 창업에 실패해도 그 책임을 묻지 말고 좋은 경험을 쌓았다고 인정해주는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돼야합니다. 이래야만 성공한 이공계 출신자가 많이 나오고 이를 통해 국가경제와 기술경쟁력이 발전할 수 있으니까요. "(차희태 알켄즈 대표)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회장 직무대행 박용현)와 한국경제신문은 15일 변정수 대표(64 · 사진)와 차희태 대표(43 · 사진)를 '2009 테크노 CEO상'의 대기업부문과 중소기업부문 수상자로 각각 선정했다. 수상자들은 "최근 이공계 기피현상 속에서 이공계 출신도 크게 성공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것이 가장 자랑스럽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대기업 부문 수상자로 선정된 변 대표는 첨단 자동차 부품 기술의 국산화로 해외수출 기반을 조성하는 등 국내 자동차 부품 산업과 완성차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기여한 점이 높게 평가됐다.

한양대 기계공학과 64학번인 그는 기계를 잘 아는 전형적인 '엔지니어형' 경영자라는 주변의 평가를 받고 있다. 마냥 기계가 좋아 대학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한 뒤 1971년 기아자동차에 입사했다. 현대양행,인천조선,한라중공업 등을 거쳐 2008년 만도대표로 취임했다. 40년 가까이 기계분야에만 종사해왔다. 변 대표는 기존 브레이크 시스템이나 조향장치 외 새로운 먹을거리도 구상 중이다. 그는 "통합기술,지능형센서,모터기술 등과 같은 핵심원천기술 개발에 관심이 많다"며 "필요한 전자부품 개발을 위해 반도체업체와의 공동연구시설,전자 관련 합작회사 설립도 계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소기업 부문 수상자인 알켄즈의 차 대표는 세계 최고 품질의 특수 기능성 폴리에스터 방적사 및 친환경 도료소재로 주목받고 있는 분체도료용 폴리에스터 수지를 독자기술로 국산화했다. 특히 폴리에스터 수지는 이전까지는 유럽 수입에 의존하던 품목으로 최근 들어 유럽에 역수출하는 성과까지 거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차 대표는 화학(부산대 화학과 84학번) 전공자로 1991년 한솔화학 선임연구원으로 입사했다. LG화학 선임연구원을 거쳐 1999년 알켄즈 대표로 취임하기까지 방적사,도료원료 등을 연구해 온 이 분야의 '달인'으로 손꼽힌다. 지금도 직접 제품 연구개발에 참여하는 것은 물론 경영자로서 사무실에 있기보다는 현장에 있기를 즐기는 '엔지니어'라고 회사 관계자는 전했다.

한편 2002년 제정된 테크노 CEO상은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와 한국경제신문이 주관하고 교육과학기술부 후원 아래 매년 기술혁신을 통해 뛰어난 경영 성과를 올린 이공계 출신 최고경영자 2명에게 수여되고 있다. 수상자에게는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상과 함께 1000만원의 상금이 각각 지급된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