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전날 밤,어린 남매 치르치르와 미치르는 요술 할머니의 부탁을 받고 파랑새를 찾아 떠난다. 추억의 나라,미래의 나라 등 험난한 여정을 거치지만 파랑새는 어디에도 없었다. 그리고 꿈에서 깬 뒤 집안의 새장에서 파랑새를 찾게 된다. 벨기에의 극작가이자 시인인 마테를링크는 동화 '파랑새'를 통해 행복은 가까운 곳에 있다고 전한다.

지금 우리 사회의 청년들에게 과거의 파랑새가 '파랑새 증후군'으로 다시 돌아왔다. 이태백(20대 태반이 백수) 장미족(장기간 미취업 졸업생) 이퇴백(20대에 스스로 퇴직한 백수) 등에 이어 '파랑새 증후군'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했다. 파랑새를 뒤쫓듯,뚜렷한 목표 없이 현재에 만족하지 못하고 짧은 기간에 이직을 반복하는 현상을 뜻한다.

지난 11월,미국 경제지 포천은 '최근 10년 최고경영자(CEO of the Decade)'로 애플의 스티브 잡스를 선정했다. 그는 태어나자마자 부모에게 버림받고 21살에 지금의 애플을 설립해 성공의 대로를 걷지만 10년 만에 쫓겨난다. 그리고 애니메이션 업계에 뛰어들어 영화 '토이 스토리'로 대성공을 거두고 적자에 허덕이는 애플로 돌아와 흑자로 돌려놓았다. 스스로를 'i(interim · 임시)CEO'라 칭하고 정식 CEO가 된 후에도'i(internet)CEO'라 불리기를 원했던 그는 췌장암과 간이식 수술 등 두 번의 죽을 고비를 넘기면서도 아이맥,아이팟,아이폰 등으로 전 세계에 디지털 판타지를 들려주고 있다. 결국 컴퓨터뿐 아니라 영화 음악 휴대폰 등 4개 산업의 시장을 재정의하고 진로를 바꿔놓았다.

그는 어려울 때마다 고객에게 탄성과 기쁨을 안겨다 줄 혁신적인 제품을 만들 생각에 몰입했다고 한다. 그에게 있어 힘의 원천,꿈의 파랑새는 '고객'이었다. 2005년 미국 스탠퍼드대 졸업식 축사에서 그가 전한 "Stay Hungry,Stay Foolish(계속 갈망하라,늘 우직하라)"는 한마디는 많은 이에게 진한 감동을 주었다.

심화되는 취업한파로 젊은 세대들의 어깨가 처져 있다. 젊은 세대들의 절망은 그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동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해결해야 하는 문제다. 힘든 시기에 그가 전한 한마디가 생각난다. 우리 젊은 세대들에게 인내하고 좌절하지 말라고,"다시 해보라고,힘을 내라"고 속삭이며 위로해 준다.

클릭과 터치,무선에서 사물통신,가상현실로 이어지는 미래 인터넷 세상.상상하는 모든 것을 현실로 만드는 힘은 꿈꾸는 자의 몫이다. 편리하고 안전한 미래 인터넷은 이용자를 얼마나 세심하게 배려하느냐에 달려 있다. 바보스러울 만큼 우직하게,자신 안의 파랑새를 찾아가며 놀라운 미래 인터넷 세상을 열어줄 제2의 잡스가 우리 젊은 세대에서 나오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