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판매되는 수입품 중 바나나, 프린터 잉크, 산악 자전거, 와인, 향수, 승용차 타이어 등 6개 품목의 소비자 가격이 세계 주요 도시 가운데 가장 비싼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소비자원이 지난 9월 서울을 포함해 11개국의 주요 도시를 대상으로 유통구조가 폐쇄적이거나 국민 생활과 밀접한 20개 품목에 대해 가격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0일 밝혔다.

조사 대상은 서울, 홍콩, 타이베이, 싱가포르 등 아시아 주요 도시와 뉴욕, 런던, 프랑크푸르트, 파리, 도쿄, 밀라노, 토론토 등이다.

서울에서 판매되는 수입품 중에서 승용차 타이어가 11개 도시 평균 가격의 3.3배를 기록한 것을 비롯해 △쇠고기 등심(3.1배) △바나나(2.0배) △돼지고기 삼겹살(1.9배) △와인(1.7배)이 가장 비싼 것으로 분석됐다. 비수입품 중에서는 민영 주차료(1.6배)가 가장 높았다.

이어 △오렌지(1.5배) △공영주차료(1.5배) △산악자전거·향수·스킨로션(각 1.4배) 등도 조사 대상 도시 가운데 두 번째로 비싼 수준을 보였다.

반면 도시가스(0.3배), 치과 스케일링(0.6배)은 상대적으로 가격이 싼 편이었다.

소비자원은 일부 품목이 우리나라에서 유독 비싼 이유에 대해 독점수입 판매구조, 사업자의 가격통제 등 수입업체의 불공정 거래와 수수료 등 높은 유통마진을 꼽았다.

백병성 소비자원 거래조사연구팀장은 "수입품 판매시장의 불공정거래 행위를 감시·조사할 필요가 있다"며 "또 유통단계를 축소하기 위해 직거래 등 다양한 방법이 모색돼야 한다"고 밝혔다.

백 팀장은 또 "바나나, 오렌지 등은 국민의 소비가 많은데도 관세가 일본, 홍콩보다 상대적으로 높다"며 "국민 생활과 밀접한 품목에 대해서는 세제 개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김은영 기자 mellis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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