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한 가지

슬픈 일이 있었다.

오늘도 한 가지

기쁜 일이 있었다.

웃었다가 울었다가

희망했다가 포기했다가

미워했다가 사랑했다가

그리고 이런 하나하나의 일들을

부드럽게 감싸주는

헤아릴 수 없이 많은

평범한 일들이 있었다.

-호시노 토미히로 '매일초'전문


아파트 엘리베이터 한 귀퉁이에 내 걸린 이 시를 보고 얼마나 즐거웠는지. 민들레꽃이 왜 여기에 피었지? 그런 생각이 들었다. 좋은 시를 발견하는 즐거움이란 이런 것이구나. 좋은 시를 쓴 시인이 있고, 그걸 알아주는 독자가 있고, 특히 그걸 널리 알리는 눈 밝은 애독자가 있다는 걸 차례로 깨우치는 일이라는 것을. 시인은 몸을 제대로 가눌 수 없는 장애인. 입에 붓을 물고 시와 그림을 그린다. 이렇게 공감할 수 있는 깨우침이 있기에 우리 아파트 엘리베이터에 떡하니 올라타 환하게 웃고 있을 테다.

남궁 덕 문화부장 nkdu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