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는 2007년부터 남서부 해안을 중심으로 약 20억배럴 규모로 추정되는 유전과 천연가스전 개발 사업을 벌이고 있다. 내년부터는 일부 유전에서 본격적으로 원유를 생산,석유수출국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STX그룹이 가나에서 대규모 주택 건설 사업에 이어 자원개발 사업에 뛰어든 이유다.

가나에서 자원개발 사업이 본격화되면 이미 인도네시아 등에서 대규모 석유개발 사업을 추진해온 STX에너지를 중심으로 관련 사업을 진행할 방침이다. 강덕수 STX 회장은 9일 한국경제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내년부터 가나는 대대적인 원유 생산 및 추가 유전개발 사업을 벌일 예정"이라며 "이곳에서 대규모 주택 건설 사업을 통해 STX의 신뢰감이 높아지면,현지 유전 및 가스전 개발 사업도 자연스럽게 잘 풀릴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STX는 이들 프로젝트를 통해 아프리카 사하라사막 지역 남부 시장에서 교두보를 마련한 것으로 보고 있다. 풍부한 자원을 보유한 아프리카의 다른 나라에도 진출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강 회장은 그러나 "해외 사업을 벌이면서 수익성만 생각해선 안된다"며 "해당 국가가 원하는 것을 먼저 들어준 뒤,사업을 제안하고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차원에서 현지에 건설용 철근공장을 지어주고 직업훈련원을 설립해 현지 인력에 대한 교육을 지원하기로 약속했다"고 말했다.

강 회장은 아프리카 시장 진출에 대한 뒷얘기도 털어놨다. 그는 "아프리카 시장 개척을 위해 2년 전 그룹 내에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했다"며 "이후 틈 날 때마다 아프리카 현지를 돌며 시장을 챙겨봤다"고 말했다. STX가 가나에서 대규모 수주를 따낸 건 우연이 아니라는 얘기다. STX는 당초 가나에서 주택 건설보다 유전 및 가스전 개발 사업을 먼저 추진해 왔다. 지난달 강 회장과 이병호 ㈜STX 무역 · 사업부문 사장이 함께 가나를 방문,존 아타 밀스 대통령과 만날 때까지만 해도 자원개발 및 주택건설 사업을 함께 논의했다.

하지만 가나 정부가 주택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고민을 털어놓자 강 회장은 과감한 속전속결식의 협상을 통해 대규모 주택 건설 사업을 단박에 성사시켰다. 강 회장은 "역시 현장에 답이 있다"며 "자원개발 사업 협상을 벌이며 동시에 주택 건설 사업도 추진하게 됐다"고 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