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객ㆍ물자이송, 군작전수행 '무인자율로봇'

고층 빌딩이나 가로수에 가려진 도심에서도 사람 없이 도로를 주행할 수 있는 전기자동차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처음으로 개발됐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인지로봇연구단 강성철 박사팀은 빌딩이나 나무숲으로 인해 GPS(위성위치확인시스템) 신호가 정확하지 않은 도심에서 자율주행이 가능한 전기자동차 셔틀 'KUVE'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9일 밝혔다.

KUVE는 사람의 조종 없이도 도로와 인도 사이 혹은 차로을 따라 시속 10km 속도로 3시간 동안 안전하게 주행할 수 있다.

현재 이 로봇은 KIST 내 1.2km 구간을 완전하게 자율 주행하는 것이 가능하며 주행 안전성이 검증되는 대로 원내에서 셔틀 차량으로 시범 운행할 예정이다.

그동안 미국과 일본 등에서도 자율 주행 로봇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돼 왔으나, 위성신호가 부정확하거나 단절이 잦은 도심에서는 활용이 불가능하거나 보행자들만 다니는 산책로에서만 주행이 가능한 한계가 있었다.

KIST에서 개발한 KUVE는 자율주행을 위한 차량 제어기를 비롯해 레이저를 이용한 거리 탐지 스캐너, 정밀 GPS 위치 센서, 관성 센서, 진행 방향을 측정할 수 있는 방향 센서 등을 부착해 자신의 위치를 추정하고 다양한 조건에서 안전하게 운행할 수 있다.

KUVE는 녹색기술인 전기자동차와 IT 기술 집약체 로봇이 접목된 좋은 예로 노약자, 장애자를 위한 미래형 이동수단으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KUVE의 자율주행 기술은 사람이나 물류 이송에 소요되는 고비용 노동력을 대체할 수 있는 효과를 가져옴과 함께 최근 세계적으로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친환경 전기자동차 시장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강성철 박사는 "공항이나 대규모 산업시설, 대학 캠퍼스 등과 같이 교통이 혼잡하지 않은 구내 환경에서 승객과 물자를 이송하거나, 자율 경비 역할을 담당하고 도시환경에서 군사 작전을 수행하는 무인 자율로봇 기술로 발전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영섭 기자 kimy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