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반도체 경기가 살아나면서 국내 반도체관련 기업들의 실적도 눈에 띄게 좋아졌습니다. 전문가들은 반도체 업황이 내년에도 좋을 것이다, 심지어는 사상 최대 호황을 누릴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는데요, 이같은 분석이 나오는 근거는 뭔가요? D램값은 올 초만해도 0.8달러에 머물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PC수요가 늘어나면서 DDR2의 가격은 현재 2.4달러 가까이 올라왔고 차세대 D램으로 대용량 서버와 전력소모를 줄일 수 있는 장점을 가진 DDR3는 2.5달러선에서 거래되고 있습니다. 당초 전문가들은 D램 가격 상승이 11월 초까지는 이어지겠지만 이후로는 급락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복병이 나타났는데요, 중국의 저가 PC수요가 늘면서 DDR2 수요가 급증했고 DDR2의 판매가 크게 늘자 D램값의 지표가되는 DDR3의 가격도 오른 것입니다. 반도체 업황이 좋을 것이라는 근거로는 이러한 D램 수요가 내년에도 꾸준히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을 댈 수 있습니다. 올해 2분기 이후 소비자들의 PC 수요 회복에 힘입어 올해 PC 출하량 증가율은 1.3% 성장했습니다. 내년은 기업들이 PC를 교체하는 시기와 맞물려 기업 PC 수요증가와 중국 PC 수요 강세 그리고 PC업체들의 시장점유율 경쟁 등에 힘입어 전세계 PC 출하량 증가율이 12.6%까지 올라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 넷북이나 울트라 씬 PC의 성장도 D램 경기 전망을 좋게 하고 있습니다. D램 뿐 아니라 낸드 산업 역시 SSD와 스마트폰 출하량 증가로 경기전망이 밝습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내년 메모리시장 규모를 489억달러로 보고 있는데 이는 메모리 반도체 역사상 최고 호황기였던 2006년 478억달러를 웃도는 규모입니다. D램과 낸드 시장 규모는 각각 301억달러와 188억달러로 추정됩니다. 이처럼 수요가 증가하는데 공급은 수요를 따라가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 대부분입니다. 공급증가는 어느정도 될까요? 내년 D램 공급은 올해보다 44% 증가할 것으로 분석됩니다. 그러나 D램업체별 공급증가는 각 업체별 자금력 현황과 원가경쟁력, 장비 확보 등에 따라 차별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기업별 차별화가 어떤 결과를 초래할까요? 먼저 해외업체들을 보자면 국내 기업들의 경쟁업체로 꼽히던 마이크론과 엘피다,파워칩 등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자금사정이 악화된 상태입니다. 이들 업체들은 지난 2003년부터 2005년까지 12인치 팹을 들여오는 방식으로 원가를 줄여 시장점유율을 확대했습니다. 그렇지만 이후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12인치 팹을 늘리면서 미세공정으로 원가를 줄이자 경쟁업체들은 기술력이 부족해 벌어지는 격차를 따라잡지 못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이런 때 세계적으로 불어닥친 금융위기는 반도체 업체들의 설비투자를 어렵게 했고 설비투자가 안되자 기술의 차이는 더 벌어지게 되었으며 이에 따른 시장점유율도 축소될 수 밖에 없는 악순환이 이뤄졌습니다. 반면 국내 반도체기업들은 이러한 상황을 역으로 잘 이용한 것 같습니다. 올해 반도체 부문에서의 성과도 좋고 내년도 기대되는데요? 국내 반도체기업인 삼성전자는 경제위기 상황에서도 우월한 투자 자금력과 생산규모, 차세대 제품을 바탕으로 이익률을 개선했습니다. 또 D램 수요 증가를 촉진하는 세트 제품들을 시장에 내놓은 상태입니다. 이밖에도 후발 경쟁업체들의 수익성을 통제하며 D램 가격 결정력을 강화하는 한 해를 보냈습니다. 내년에도 삼성전자는 출하량 기준 D램 시장 점유율을 35.5%까지 확대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또 낸드에서도 압도적인 SSD 시장 점유율을 바탕으로 낸드 산업 호황에 직간접적인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하이닉스도 마찬가지입니다. 전문가들은 국내 반도체 관련 기업인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내년 반도체 경기 호조와 메모리반도체 시장에서의 유리한 고지 점령으로 내년 실적이 기대된다는 보고서를 잇따라 내놓고 있습니다. 삼성전자의 경우 연결기준 내년 영업이익은 13에서 15조 사이로 사상 최대 실적이 예상됩니다. 하이닉스는 연결기준 2조원에서 2.6조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습니다. 한정연기자 jyhan@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