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타의 고향 핀란드도 부럽지 않은 오묘한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자랑하는 곳이 있다. 하늘거리는 원피스와 짧은 반바지,강렬한 태양과 시기하듯 뿌려지는 스콜 사이의 화려한 크리스마스 장식이 여행자의 호기심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바로 열대의 섬나라 싱가포르다.

Take 1 화려한 빛의 향연

싱가포르에도 크리스마스 축제가 열린다. 올해로 26번째인 싱가포르의 겨울 축제 '열대의 크리스마스'(Christmas in the Tropic) 열기가 오차드로드와 마리나베이에 가득하다.

'과수원길'이란 뜻의 오차드로드는 쇼핑에 관심이 없는 여행자들도 반드시 들르게 되는 명소.호텔과 쇼핑센터,레스토랑이 즐비한 오차드로드는 원래 땅콩농장 지대였는데 지금은 쇼핑천국으로 바뀌었다. 오차드로드의 화려한 빛의 축제는 크리스마스에 정점에 달한다.

크리스마스 시즌이면 길 양편의 대형 쇼핑센터와 호텔들이 오차드로드상가협회가 주최하는 '베스트 드레스 빌딩 콘테스트'에 참가해 화려한 빛의 파티를 벌이는 것.오차드로드는 지난 7월 오픈한 아이온 쇼핑센터를 중심으로 블루존,오렌지존,레드존으로 나뉜다. 블루존은 눈사람,오렌지존은 순록,레드존은 산타클로스 인형들이 각기 현란한 조명 아래 다양한 포즈와 표정으로 아름다움을 뽐낸다. 이 열대의 크리스마스 이벤트는 내년 1월3일까지 계속된다.

가슴이 탁 트이는 시원한 바다와 하늘에 닿을 듯 뻗어 있는 빌딩들이 잘 어울린 마리나베이는 쇼핑하기에 안성맞춤.마리나베이의 바닷가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싱가포르의 상징물이라고 할 수 있는 '머라이언상'이 보인다. 머라이언은 '인어'와 '사자'의 합성어.하반신은 물고기,상반신은 사자의 모습을 하고 있는데 사자의 입에서 물이 뿜어져 나온다. 마리나베이 반대편에는 열대과일인 두리안을 닮은 에스플러네이드가 자리해 있다. 외관이 특이해 금방 눈에 띈다

. 에스플러네이드는 각종 레스토랑과 쇼핑몰,스포츠시설,영화관,오페라극장 등이 갖춰진 종합 엔터테인먼트 쇼핑몰.2층에 위치한 퓨전 차이니스 레스토랑인 '마이 험블 하우스'에서 마리나베이의 야경을 만끽하며 즐기는 저녁식사는 지친 여행자의 마음을 달래주기에 충분하다. 마리나베이에서 싱가포르강을 따라 올라가면 붉은 지붕의 2층 건물들이 강변을 따라 줄지어 있다. 영국 식민지 시절 싱가포르의 무역물자를 취급하던 선창이었는데 지금은 노천카페와 레스토랑가로 변해 분위기 있는 시간을 보내는 장소가 됐다.



Take 2 싱가포르 플라이어와 뎀시 힐

런던에 '런던아이'가 있다면 싱가포르에는 '싱가포르 플라이어'가 있다. 싱가포르 플라이어는 세계 최대의 회전관람차다. 예약을 하면 관람차 내부를 고급 레스토랑 분위기로 세팅해줘 야경을 감상하며 저녁식사를 할 수도 있다.

관람차는 20명이 탈 수 있을 정도로 넓은데 최고 165m 상공에서 싱가포르 시내를 바라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싱가포르 플라이어를 이용하기 전에 시간과 날씨부터 확인하자.낮에는 이용객이 일행끼리 한 관람차를 이용할 수 있다. 저녁에는 여행객이 많이 몰리기 때문에 줄을 서 기다려야 하지만 그만큼 좋은 야경을 감상하는 장점이 있다.

오차드로드와 마리나베이의 유명세에 가려 자칫 놓칠 수도 있는 싱가포르의 보석 같은 곳이 오차드로드에서 택시로 10분 거리에 있다. 싱가포르에서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조금씩 알려지기 시작한 뎀시힐이다. 뎀시힐은 1980년대 후반까지 영국군 막사 겸 신병보충대로 쓰였던 구역인데 2000년대 초반 개발되기 시작했다.

건물 외부는 무미건조하지만 내부는 트렌디한 레스토랑,인테리어 숍,갤러리 등으로 꾸며졌다. 한국의 삼청동과 헤이리를 정글 안에 섞어 놓은 느낌이다.

여행 Tip

싱가포르항공이 매일 2회 싱가포르 직항편을 운항한다. 화·금·일요일은 3회 출발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매일 1회 싱가포르 직항편을 띄운다. 비행시간은 6시간.현금매입 기준 1싱가포르달러에 856원 선.

내년 1월3일까지 계속되는 '열대의 크리스마스' 축제 기간 중 오차드로드에 있는 13개 호텔은 2박 투숙에 1박 무료 제공 이벤트를 진행한다. 지붕 없는 오픈톱 버스도 무료 운행한다.

여행자 안내센터에 여권을 제시하면 무료티켓을 준다. 또 300싱가포르달러어치(영수증 3장 합산 가능) 이상 구매한 관광객에게 '행운을 잡아라'이벤트의 참여 기회를 준다.

래플스호텔은 고풍스러운 인테리어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칵테일 '싱가포르 슬링'의 탄생지인 '롱 바'가 위치해 있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마리나베이가 한눈에 보이는 팬퍼시픽호텔은 현대적이고 세련된 분위기로 꾸며졌다. 마리나스퀘어 쇼핑몰과 연결돼 있다. 싱가포르의 먹을거리는 너무도 다양해 메뉴를 결정하기가 쉽지 않다.

클락 키 지역과 이스트 코스트 지역의 시푸드센터에서 맛볼 수 있는 칠리크랩과 래플스호텔의 '롱 바'에서 마시는 싱가포르 슬링도 좋다. 싱가포르관광청 (02)399-5570,www.visitsingapore.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