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최악으로 치닫는 가계부채 두고볼 일 아니다
가계소득 감소의 영향으로 3분기 교육비 지출액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1.1% 줄어들었다. 교육열이 유난히 높은 우리나라에서 가계의 교육비 지출이 줄어든 것은 외환위기 때인 지난 1998년 4분기 이후 처음 있는 일이라고 한다. 그만큼 가계의 돈 사정이 녹록지 않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반면 가계신용(부채) 잔액은 9월 말 현재 712조8000억원으로 사상 처음 700조원을 넘어서며 작년 같은 기간보다 5.4% 늘었다. 이에 따라 가계신용 규모가 국민총처분가능 소득의 2.6배를 기록, 가계의 부채 상환능력이 사상 최악의 수준으로 추락했다. 더욱 우려되는 부분은 이 비율이 매년 높아지고 있어 가계가 받는 압박이 점점 커지고 있다는 데 있다.
이는 경기회복의 온기가 골고루 퍼지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으로 심각한 문제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고용 없는 성장이 갖고 있는 한계를 단적으로 드러내는 부분이기도 하다. 이대로 가다가는 가계부채 문제가 경기회복의 발목을 잡는 것은 물론 가계와 금융권 동반 부실(不實)로 이어지며 경제 전체에 엄청난 충격을 줄 수도 있다.
그런 점에서 당국은 성장률 제고도 중요하지만 새해 경제운용에서 가계부채경감 대책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본다. 구체적으로는 고용 창출 효과가 높은 서비스업 육성에 매진하고 자영업자에 대한 좀 더 다양한 지원책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주택담보대출의 장기화를 유도하는 등 대출체계 개선 등에도 관심을 가져 가계의 부채상환 부담을 덜어주는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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