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담보대출을 받을 때 금리 변동 주기를 다양하게 섞을 수 있는 대출 상품이 속속 나오고 있다. 이런 상품을 이용하면 대출금의 일부는 단기 금리에 연동되고 일부는 장기 금리에 연동돼 금리 변동에 따른 이자 증가 위험을 줄일 수 있다.

하나은행은 장단기 금리 혼합형 주택담보대출인 '하나 333모기지론'을 6일 선보였다. 이 상품은 3개월,6개월,1년 등 3종류의 금리 변동 주기를 섞을 수 있다. 예를 들어 1억원을 빌릴 경우 3000만원은 3개월 만기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3000만원은 6개월 만기 은행채 금리,4000만원은 1년 만기 은행채 금리에 따라 이자가 정해지도록 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CD 금리가 급등하더라도 CD 금리에 연동되도록 설정한 3000만원에 대한 이자만 늘어날 뿐 나머지 7000만원에 대한 이자는 6개월~1년간 고정돼 있어 대출금 전액을 3개월 CD 연동으로 하는 것보다 위험이 적어진다.

대출 이후 3년까지는 1년에 한 번씩 금리혼합 유형을 바꿀 수도 있다. 처음에 3개월 연동을 30%,6개월 연동을 30%,1년 연동을 40%로 했다가 3개월 연동 비중을 높이는 게 유리하다고 판단되면 중간에 3개월 연동 50%,6개월 연동 20%,1년 연동 30%로 변경할 수 있다. 금리 변동의 위험을 줄이는 대신 금리는 CD 연동 대출보다 0.1~0.3%포인트 높다. '333 대출' 금리는 7일 기준 연 5.37~6.39%이다.

이에 앞서 신한은행은 지난달부터 금리혼합형 주택담보대출을 하고 있다. 고객은 3개월 만기 CD 연동형과 6개월 만기 은행채 연동형의 비율을 △20 대 80 △40 대 60 △50 대 50 △60 대 40 △80 대 20 중 한 가지로 정할 수 있다. 50 대 50을 선택했다면 대출금의 절반은 3개월 연동형,나머지 절반은 6개월 연동형으로 원리금이 계산된다. 농협도 지난달 27일부터 장단기 금리를 섞은 금리혼합형 대출을 하고 있다.

은행들이 금리혼합형 대출을 선보이는 데는 은행의 수익성을 유지하려는 목적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올 들어 은행들은 평균 조달 금리가 CD 금리보다 훨씬 높은데도 불구하고 대출의 대부분을 CD 연동형으로 한 탓에 이자 이익이 크게 감소했었다. 이 때문에 국민은행은 지난달부터 아파트 집단대출을 받는 고객에 대해 CD 대신 6개월짜리 은행채 연동 대출을 받도록 유도하고 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