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한 금융교육'이란 주제로 지난 주말 열린 '2009 씨티-FT 금융교육 회의'에서 가장 강조된 부분 중 하나가 은퇴자들에 대한 금융교육이었다. 은퇴자들은 대부분 연금 등에 의존해 생활하는 경우가 많은데 지난해 금융위기 같은 갑작스런 변화가 왔을 때 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극빈층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은퇴자들에게 신속한 금융정보 제공

회의에 참가한 전문가들은 은퇴자에게 필요한 것은 장기적 플랜이 아니라 신속한 금융정보라고 입을 모았다. 연금,모기지 등 고정적 수입 외에 추가적인 소득을 기대할 수 없으므로 투자 환경 변화나 금융상품에 대한 정보가 오히려 유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영국 비정부기구(NGO)인 시티즌스 어드바이스의 조너선 캐서럴 재무관리 매니저는 "우리 단체에서 190여명의 은퇴자를 상담하고 있는데 이들의 고민은 대부분 채무 문제"라며 "최근의 금융환경,정부정책에 따른 효과 등을 통합적으로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은퇴자들은 전기요금이나 전화요금 인상,펀드수익률 하락 등 상대적으로 작은 악재에도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며 "안전한 금융상품 등을 활용해 소득을 조금이라도 늘릴 수 있는 방안을 전해주는 게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뉴질랜드 금융전문가인 마틴 하우즈는 "이번 금융위기로 금융사들이 전달하는 정보의 중립성에 의문을 가지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며 "호주와 뉴질랜드에서는 은퇴자들이 법률가나 회계사,세무사 등 상대적으로 중립적인 입장의 전문가한테 컨설팅받는 것을 권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부,기업,NGO 역할 분담 필요

이번 회의를 공동 주최한 피어슨재단의 마크 니에커 총재는 "정부기관과 금융회사 등의 기업,NGO 등이 모두 금융교육의 주체가 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니에커 총재는 "기업이 NGO 등과 협력관계를 맺고 금융교육을 펼쳐나가는 것이 이상적"이라며 "정부 역시 이들에 대한 세제지원 등으로 금융교육을 받는 사람을 점차 늘려가야 한다"고 말했다.

영국 사회복지기관인 토인비홀의 마크 앨런 국장은 "영국에서는 5분마다 약 150만명의 채무가 증가하고 있다"며 "저축의 중요성,효과적으로 채무를 관리하는 법 등을 어릴 때부터 배워야 이러한 현상이 줄어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앨런 국장은 "어린 학생들에게 '매일 점심식사를 사먹지 않고 도시락을 싸올 경우 일년이면 2348파운드를 절약할 수 있다'는 식으로 피부에 와닿는 메시지를 던져주는 게 중요하다"며 "절약이나 계획적인 소비를 통해 실질적으로 어떤 이득을 볼 수 있는지를 구체적인 숫자를 제시하며 설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싱가포르=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