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개의 신문기사가 눈길을 끌었다. 하나는 한국통인 일본인 모모세 다다시의 '한국 제조업에 대한 회고와 전망'이며,또 하나는 닛산-르노가 추진하는 세계에서 가장 싼 승용차 개발에 관한 기사다.

모모세씨는 1997년 '한국이 죽어도 일본을 못 따라잡는 18가지 이유'를 출간해 유명세를 탔다. 그는 한국의 전자산업이 일본을 따돌린 것에 대한 분석과 함께,앞으로 중국이 10년 내 한국의 전자산업을 따라잡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 하나는 닛산-르노가 인도에서 벌이고 있는 흥미로운 차량개발에 대한 내용이다. 타타그룹의 란탄 타타 회장의 상상력과 비전이 세계 최저가 차량인 나노(NANO)를 현실화시키는가 싶었더니 여기 저기서 세계 최저가 차량을 만들겠다고 뛰어드는 모습이 정말 치열하다.

이 두 가지 사건은 모두 별개의 이야기 같지만,사실은 의미심장한 시사점을 던지고 있다. 즉 창의적인 혁신,끊임없는 도전과 노력만이 기업의 성공을 보장하며 이것이 모모세씨의 예측이 10년 뒤에 틀리도록 만드는 길이다.

제조업의 혁신과 관련해 최근 우리가 주목하는 새로운 방법이 있다. 간단히 말해,10년 뒤 우리의 미래를 프런트 로딩(Front Loading)하는 것이다. 이는 제조기업들에는 현실적인 경쟁력 향상의 방안을 제시하고있다.

즉,싼 노무비와 재료비를 통해 경쟁력을 찾는 것은 유효하지만 낡은 방법이며,우리나라 제조업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국내 공장을 뜯어 중국이나,베트남으로 진출하는 것도 궁극적인 답이 아니다. 우리는 제품개발과정에서 근로자들의 생산성과 창의력을 향상하는 방법과 문제에 대한 발견과 해결의 시점을 앞으로(Front),당기는(loading) 방법을 통해 제조업의 경쟁력을 유지하거나 향상시킬 수 있을 뿐이다.

지금 우리가 세계수준의 제조업을 유지하는 방법은 체계적인 프런트 로딩 혁신을 통해 미래의 문제를 앞으로 끌어내어,해소하는 것 밖에 없다.

이는 실질적인 제품개발 원가를 축소하는 방법이며,제품개발기간을 단축하는 수단이고,제품의 품질을 더욱 공고화하는 대안이다. 만일 제품기획과정에서 설계를 프런트 로딩한다면 판매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 환율과 싼 노무비에만 기대서는 제조업의 미래는 없다.

한석희 <다쏘시스템 상무·건국대 겸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