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우리 나라가 세계 9위의 수출국이 될 전망이다. 2014년 6500억달러를 수출,세계 8위의 수출강국으로 올라서겠다는 것이 정부의 계획이다. 1964년 1차 상품을 중심으로 1억달러를 수출한 사실을 되돌아보면 가슴 뿌듯한 일이다. 지난 수십년 간 수출은 우리 경제의 성장을 이끌어왔다. 지난해 수출 비중은 GDP의 46%에 이르고 성장 기여도의 측면에서 내수를 압도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만 해도 수출 중심의 성장전략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있었다. 경제 위기로 수출이 크게 줄자 대외 여건에 쉽게 휘둘리는 체질 개선을 위해 내수를 늘려야 한다는 논리였다. 그러나 이러한 수출 · 내수 균형론은 몇가지 문제점이 있다. 무엇보다 내수 비중을 높이는 과정에서 수입이 늘어나 경상수지가 악화되고 심하면 외환위기에 처할 가능성이 커지게 된다. 우리나라의 산업구조가 수출 대기업 위주로 전환돼 내수 위주의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점도 지적된다. 경험적으로 보더라도 내수주도형 국가들의 성장률 변동성이 뚜렷이 낮지도 않으면서 경제성장률은 수출주도형 국가들에 비해 낮고 경상수지는 적자를 띠는 경향이 확인된다. 내수시장에 안주하는 기업은 경쟁력이 약해지고,소득이 늘지 않은 상태에서 소비를 진작시키면 저축률이 낮아져 결국 대외불균형이 초래되는 것이다. 수출을 통해서든 내수를 통해서든 성장을 추구하는 것은 소득을 늘려 국민들의 후생을 높이자는 것이다. 소득은 좋은 일자리가 늘어날 때 높아질 수 있다.

그 동안 우리나라는 제조업을 중심으로 수출과 해외투자를 포함한 글로벌 사업에서 성공을 거두었다.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데 있어 유리한 입지를 다져 온 것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역할 모델이 될 정도의 성과를 보여온 우리 국민은 글로벌 사업의 성공 DNA를 가지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단순한 수출을 뛰어 넘는 글로벌 비즈니스의 가치사슬에서 부가가치가 낮은 일을 점차 신흥개도국에 넘기는 대신 기획과 핵심부품 제조,미래 유망기술 관련 R&D,디자인 등 중요한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 나간다면 그만큼 소득은 늘어나게 된다.

고부가 서비스 산업의 육성을 통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소득이 높아지면 좋은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게 마련이다. 개방과 규제완화의 바탕 위에 혁신노력을 더해 서비스산업의 경쟁력을 제고하면 자연스럽게 내수기반이 확대되는 동시에 비교역재의 한계를 벗어나 주요 수출산업으로의 도약도 가능할 것이다. 의료와 문화,교육,금융 등의 분야에서 이러한 성과를 기대할 수 있으며 특히 기업 대상의 컨설팅을 포괄하는 사업서비스의 경우 커다란 수출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우수한 인적 자원이 경영학과 의학,정보통신 등의 분야에 몰리고 있다는 점도 글로벌 비즈니스와 서비스 부문의 성장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진취적인 의지를 다지며 글로벌 비즈니스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서비스산업을 발전시키는 일은 단순 제조업 중심에서 지식집약 경제로의 전환이라는 우리 경제의 장기 발전방향과도 맞아떨어진다. 글로벌 비즈니스 강화가 경기변동성을 높이는 측면이 있겠지만 내수부문에 비해 예상수익이 높은 것이 사실이며 세계경제가 다원화하면서 리스크가 줄어드는 측면도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균형성장의 관점에서 상대적으로 부진한 내수 확충을 위해 수요를 내수로 돌리는 것은 근시안적이며 지속적인 성장이 어려울 위험도 내포한다.

따라서 단순한 수요 전환으로 풀기보다는 글로벌 사업과 고부가 서비스 산업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체제를 갖추는 등 공급 측면에서 중장기적인 해법을 찾는 것이 현명한 성장전략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