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공짜 점심(free lunch)은 없다'는 말이 있다. 무엇인가를 얻으려면 어떠한 형태로든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실생활에서는 인터넷 서비스부터 공짜 영화표,휴대폰,항공권 등 공짜 제공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공짜경제(Freeconomics) 비즈니스 모델이 일반화되고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환경가전기업 웅진코웨이는 461만 고객이 매달 렌털료를 지불하며 자사 상품을 사용함으로써 수익을 창출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갖고 있다. 정수기,공기청정기,비데,음식물처리기 등 친환경 제품들이 점차 생활필수품이 돼 경기불황에도 끄떡없이 9분기 연속 최대 매출 달성이라는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이 같은 성장의 배경에는 지난해 10월 론칭한 '페이프리' 공짜경제 전략이 자리 잡고 있다. 웅진코웨이는 다소 주춤한 신규고객 유치와 기존 고객 리텐션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지난해 10월 '페이프리'란 획기적인 공짜 서비스를 개발했다. '페이프리'란 단어 그대로 돈을 내지 않고 제품을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

웅진코웨이는 외환카드,현대카드와 손잡고 페이프리 외환카드와 페이프리 현대카드를 출시했다. 카드사용금액의 일정 부분을 포인트로 적립해 각각 최대 3만원,6만원까지 통장에 현금으로 입금해 준다. 주부들이 많이 찾는 4개 대형마트,백화점 등의 가맹점 포인트 적립률을 타사 대비 높게 책정해 월 50만원 정도만 사용해도 현금으로 돌려받을 수 있도록 설계했다. 이렇게 환급받은 금액으로 제품당 월 평균 2만~3만원 하는 렌털료를 대체할 수 있으므로 결국 공짜로 사용하는 셈이다. 그 결과 서비스 시작 1년 만에 페이프리 신용카드 가입 고객이 12만명, 멤버스 회원은 110만명으로 늘어났다. 그동안 웅진코웨이 고객은 약 65억원의 현금을 돌려받았다.

페이프리의 성공은 웅진코웨이 실적에도 그대로 반영됐다. 지난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은 1조40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8% 증가하며 11분기 연속 최대 매출 달성이라는 신기록을 이어갔다. 이 추세대로라면 올해 매출목표인 1조4500억원도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신규 렌털 판매 제품이 91만5000개로 전년 동기 대비 16.8%,렌털 계정 순증은 121% 증가하는 등 경기불황에도 불구하고 눈부신 성장을 이뤄냈다. 페이프리 가입자 증가와 함께 해약률도 줄었다. 평균 해약률이 지난해 1.15%에서 올해는 1.05%로 0.1%포인트 낮아졌다. 특히 페이프리 사용 고객의 해약률은 0.5%로 일반 고객 평균 대비 2.1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페이프리 고객의 1인당 사용제품 수도 2.05개로 전체 평균 1.5개 대비 약 36% 높아졌다. 또 5년 만기 리텐션 고객의 비율은 76.9%로 전년 동기 대비 16.7% 증가함으로써 렌털료 부담을 덜어주는 페이프리 서비스가 실제로 고객 리텐션 및 로열티 확보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분석된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