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의 광고 '아빠를 부탁해'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아빠들에게 보내는 응원 메시지다.

기업은행이 이 광고를 시작한 올해 초는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비롯된 경기 침체의 골이 가장 깊었을 때다. 수많은 중소기업이 문을 닫았고 많은 사람들이 희망퇴직 등으로 직장을 떠나야 했다. 경기 침체로 가계 소득이 줄어 학원을 그만두는 아이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소식도 들려왔다.

'아빠를 부탁해'는 이 같은 경기 침체기의 사회상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어려움을 겪는 국민들에게 따뜻한 응원을 전하기로 한 것이다.

살림살이가 힘들어져 자녀가 다니는 학원마저 그만두게 해야 했을 때 아빠는 말로 다하기 힘들 정도로 가슴이 아프다. 그러나 가족들은 아무리 살림살이가 어려워져도 풀죽어 있는 가장의 모습을 보고 싶어하지는 않는다. 늘 밝고 씩씩한 모습으로 가족을 이끌어주기 바란다.

'아빠를 부탁해'의 주인공인 어린 딸의 바람도 이와 같다. 학원에 보내줄 수 없어 미안해 하는 아빠를 향해 딸은 오히려 괜찮다며 밝게 웃는다. 딸의 바람은 소박하다. 아빠의 웃음소리를 듣고 싶은 것이다. 아빠가 크게 웃으면 웃을수록 딸은 즐거워진다. 경기 침체에 아랑곳하지 않는 아빠의 모습을 딸은 보고 싶어한다.

딸에게 해주고 싶은 것을 다 해줄 수 없는 가장의 안타까움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밝게 웃으며 아빠를 응원하는 딸의 모습이 단지 남의 일만은 아니기에 '아빠를 부탁해'는 공감을 이끌어낸다.

기업은행은 어린 딸의 해맑은 웃음이 아빠에게 힘이 되는 것처럼 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는 많은 사람들에게 기업은행이 도움을 주겠다는 의미를 광고를 통해 전달하고 있다. 어려운 때일수록 가족이 든든한 버팀목인 것처럼 경기 침체기에 서민과 중소기업이 의지할 수 있는 은행이 되겠다는 다짐을 표현했다.

'아빠를 부탁한다'는 소녀의 말에 기업은행은 어려울 때 더 필요한 은행이 되겠다고 약속한다. 기업은행의 대출은 단순히 금전적인 지원이 아닌 지금의 어려움을 반드시 이겨내라는 마음으로부터의 응원임을 강조한다.

이 같은 메시지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중소기업 지원에 힘을 기울여 온 기업은행의 경영 방침과 어우러져 더욱 빛을 발한다. 경기 침체로 중소기업들이 경영난에 빠지자 많은 은행들은 이들에 대한 대출을 줄였다. 그러나 기업은행은 오히려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을 늘리면서 성장을 도왔다.

김영찬 기업은행 홍보부장은 "환하게 웃는 광고 속의 아이처럼 대한민국의 모든 아빠들이 환하게 웃는 날이 올 때까지 기업은행은 서민경제를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