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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뇌경제,지식경제 시대로 접어들면서 세계가 '특허기술 전쟁'이 한창이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국내 '특허전쟁'의 판도도 바뀌고 있다. 특허청에 따르면 3분기 국내 특허 출원 건수는 4만880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4만1095건에 비해 0.5% 줄었다. 하지만 내국인의 3분기 특허 출원 건수는 3만1861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5.8% 늘었다. 1분기와 2분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1%, 3.0% 감소했었다. 반면 외국인의 3분기 특허 출원 건수는 9019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9% 줄었다.

해마다 꾸준히 늘던 외국 기업의 국내 특허출원 건수는 뒷걸음질치는 반면 국내 기업들은 금융위기 이후 지난 3 · 4분기에 처음으로 증가세로 돌아섰다. 국내외 기업 간 '특허 전쟁'의 판도가 역전된 셈이다.

내국인의 특허 출원이 증가세로 반전된 것은 중견기업의 특허 출원이 전년 동기 대비 67.8% 증가한 데 따른 것으로 특허청은 분석했다. 국내 완성품 제조 분야 대기업의 세계시장 점유율 상승→부품소재 분야 전문 · 중견기업의 공급물량 증가→수익 개선에 따른 연구개발(R&D) 확대→특허 출원에 따른 새로운 경쟁력 확보 등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평가다.

기술로 싸우고 특허로 이겨야 하는'기술 · 특허전쟁'의 시대다. 다른 사람,다른 기업보다 한발 앞서는 기술을 개발해야만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상황이다. 전 세계 특허 출원 추이를 보면 1970년에 총 100만건에 불과하던 것이 1992년엔 200만건으로 늘었다. 22년 만에 2배로 증가한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겨우 10년이 2002년에는 무려 1450만건으로 급증하고 있다. 1990년대 이후 정보기술(IT) 생명공학기술(BT) 나노기술(NT) 등 신기술의 폭발적 확산에 힘입어 범세계적인 기술 특허전쟁이 펼쳐지고 있음을 알 수 있게 해 주는 대목이다.

미국의 상위 500대 기업 자산구조를 보면 1982년에는 유형 자산 60%,무형 자산 40% 수준이었다. 하지만 2002년 들어 이는 20% 대 80%로 역전 현상을 보였다. 상위권의 선진 기업일수록 눈에 보이는 건물이나 토지 기계 등 유형재보다는 특허 상표 등 지식재산권이나 브랜드,인적자원,기타 정보자산과 같은 무형재의 비중이 급속도로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생존을 가늠하는 바로미터는 자체 기술개발과 지식재산권 확보에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주는 대목이다.

새로운 기술로 신상품을 만들어 발 빠르게 대응하는 기업들은 살아남지만 그렇지 못한 기업은 자연도태의 길을 걸을 수밖에 없다. 기술은 기업의 핵심자산이며 경제성장의 원동력이기 때문이다. 기술 경쟁력은 글로벌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핵심이라 할 수 있다. 남들이 따라하지 못하는 탁월한 기술력을 가지고 있으면 제 아무리 어려운 상황이더라도 풍랑을 헤쳐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기업들마다 핵심기술 개발을 최상의 과제로 설정하고 거액을 쏟아 붓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최근에는 '무명의 경제전사'중소기업들도 기술을 발판으로 새로운 도약을 위한 변신에 나서고 있다. 자신들만의 특화분야에서 특허를 보유한 업체들이 잇달아 생기고 있고,물량 위주보다 수익성 우선 경영에 나서는 한편 자체연구소를 설립하고 신기술개발에 총력을 기울이는 업체도 많아졌다.

'기술'중심의 경쟁력 확보를 통해 실력만큼 인정을 받자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대신 고품질 납기를 책임지겠다는 각오다. 과거 연줄을 통해 납품을 따내는 시대는 지났고,이에 따른 부실을 온정주의로 덮을 수 없다는 인식 확산이 그 출발점이다.

적자를 내는 상황에서도 기술개발을 꾸준히 해온 기업은 경기회복 때 맨 앞서 시장을 장악해 나갈 수 있다. 기술개발 투자를 중단하지 않은 기업만이 누릴 수 있는 혜택이다. 끊임없는 연구개발(R&D)을 통한 기술혁신으로 경쟁력을 키워온 기술주도 중소기업들이 최근의 글로벌 경제위기를 돌파하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

최규술 기자 kyus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