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화장품업체 더페이스샵을 인수한 LG생활건강이 생리대 시장에서도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자회사인 LG유니참이 '바디피트'란 브랜드로 출범 3년 만에 생리대 시장에서 2위까지 넘보고 있는 것.LG생활건강은 세제,치약 등 생활용품 부문 1위 업체로서 유통 파워와 차별화된 제품으로 유한킴벌리(브랜드:화이트 · 좋은느낌)와 한국P&G(위스퍼)의 아성을 흔들고 있다.


◆3년 만에 2위까지 넘봐

국내 생리대 시장 규모는 연간 3500억원.가임기(15~49세) 여성 1400만명이 연간 23억개를 소비한다. 계절적 특수나 경기 변동에 따른 매출 변화가 거의 없고 한 번 사용하면 계속 구매하게 돼 고객 충성도가 높은 특수한 시장이다.

또 대체재가 없어 한번 시장 진입에 성공하면 안정적인 매출이 보장된다. 과거 모나리자,쌍용제지 등이 생리대 사업에 눈독을 들였지만 기존 업체들에 밀려 번번이 실패했다.

LG유니참이 등장하기 직전인 2005년까지는 유한킴벌리의 독무대였다. 시장점유율이 유한킴벌리 59%,한국P&G 27%,대한펄프 7%였다. 그러나 올 1~10월 점유율(대형마트 기준)은 유한킴벌리 49%,한국P&G 23%,LG유니참 20%,대한펄프 3%로 바뀌었다. LG유니참이 유한킴벌리와 P&G의 점유율을 급속히 잠식해 들어온 것이다.

LG유니참은 영업 첫해인 2006년 매출 260억원(점유율 3.6%)에서 지난해 540억원,올해엔 830억원을 예상하고 있다. LG유니참은 LG생활건강과 일본 최대 지류(紙類)업체인 유니참이 49 대 51의 지분율로 2005년 말 합작 설립했다. '바디피트'는 LG유니참이 마케팅을 담당하고 LG생활건강이 생산 · 판매를,유니참이 연구개발(R&D)을 각각 맡고 있다.


◆프리미엄 제품으로 차별화

LG유니참이 후발 주자로서 단기간 급부상한 것은 LG생활건강이 그동안 대형마트 등에서 쌓아온 탄탄한 유통 노하우와 유니참의 제품 경쟁력이 만나 시너지 효과를 낸 덕이다. 과거 CJ,모나리자 등과 손잡고 한국시장에 진입하려다 고배를 마셨던 유니참으로선 손발이 잘 맞는 최적의 파트너를 만난 셈이다.

'바디피트'는 경쟁업체 제품보다 가격이 10~20% 비싼 프리미엄 전략을 펴고 있다. 일본에서 히트를 친 볼록맞춤 패드가 역시 국내 소비자들에게도 먹혀들었다. 볼록맞춤은 기존의 평평한 생리대와 달리 가운데를 볼록하게 만든 맞춤 패드로,착용감과 흡수력이 좋다. 또 약쑥이 들어있는 한방 생리대 '귀애랑'은 홈쇼핑에서 대박이 났고,유한킴벌리의 '좋은느낌'에 맞서 내놓은 트러블 피부용 제품 '피부생각'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박기영 바디피트 브랜드 매니저는 "경쟁이 치열했던 중저가 시장보다 유한킴벌리가 독식하던 프리미엄 시장을 집중 공략한 것이 효과적이었다"며 "내년께 P&G를 따라잡고 2위로 올라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