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은 '가격 불문형',일본인은 '알뜰 · 소심형',미국 · 유럽인은 '실속형'….현대백화점에서 외국인 고객을 전담하는 전문안내원(컨시어지)들이 분석한 국적별 쇼핑스타일이다.

현대백화점은 압구정 본점과 무역센터점에 영어,일어,중국어에 능통한 컨시어지 4명을 두고 월 평균 2000여명에 달하는 외국인 고객의 쇼핑을 돕고 있다. 이들에 따르면 외국인 중 가장 '큰 손'은 중국인이다. 중국인들은 주로 샤넬,루이비통,에르메스 등 고가의 명품을 산다. 최근에는 '한국산 마니아'들이 많아졌다. 화장품의 경우 설화수,오휘 등을 1인당 평균 50만~70만원어치씩 구매하고,한 번에 100만원어치 이상 사가는 사람들도 있다. 정혜란 무역센터점 컨시어지는 "중국 손님들은 한국 여성복을 살 경우 '메이드 인 차이나'는 걸러내고 '메이드 인 코리아'만 산다"고 말했다.

반면 일본인들은 보테가베네타,발렌시아가 등 트렌디한 명품을 선호한다. 한 품목을 고르는데 중국인보다 두 배가량 시간이 걸린다. 화장품 매장에선 가격과 성분,사용법,기능 등을 꼼꼼히 확인한 후 주로 1~2개 품목을 사며 평균 구매단가도 10만~15만원 선이다. '윈도 쇼핑'을 즐기고 사은품에도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 쇼핑장소에서 식사하는 경우가 많은 중국인과 달리 일본인은 다양한 식도락을 즐겨 강남 유명 맛집들에 관한 문의가 많다.

미국 · 유럽인들은 환율,가격 등을 꼼꼼히 따져 자국에서보다 저렴하면 구매하는 실속형이 대부분이다. 관광보다 비즈니스 목적으로 한국을 찾는 경우가 많아 삼성전자,LG전자의 첨단 가전제품 매장을 주로 찾는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