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발 악재에 서울 외환시장이 폭등세를 나타내며 3주만에 1170원대로 복귀했다.

2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20.2원이 폭등한 1175.5원으로 마감됐다.
환율이 1170원대로 올라선 것은 지난 5일 1179.8원 이후 3주만이다.

전날 두바이 정부의 국영기업인 두바이월드가 모라토리움(채무상환유예)를 선언하면서 밤사이 열린 유럽증시 3% 이상 급락한데 이어 국내 증시도 5% 가까이 폭락세를 나타내며 외환시장을 압박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두바이발 악재로 인해 달러 등 안전 자산에 대한 수여가 급증하면서 전날보다 9.7원이 급등한 1165원으로 출발했다. 개장직후 1168원까지 급등했던 환율은 수출기업의 네고물량이 나오면서 상승폭을 일부 반납하고 1160원대 초반에서 제한적 등락을 거듭했다.

그러나 두바이발 쇼크에 코스피지수가 폭락세를 면치못하면서 투자심리가 더 위축, 원달러 환율이 다시 반등하기 시작했다. 방향을 위쪽으로 잡은 환율은 머뭇거림 없이 상승하며 장중 고점인 1175.5원에 거래를 마쳤다.

특히 두바이발 쇼크로 국제 외환시장에서은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는 달러화와 엔화의 강세가 뚜렷한 모습이다. 특히 엔화의 강세가 두드러져 이날 아침 달러 엔 환율이 한 때 84엔대까지 하락하면서 14년래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수급 측면에서는 오전중에 수출기업의 네고 물량이 쏟아지면서 환율 상승세를 제한하는 등 했지만 역외를 중심으로 형성된 강한 매수세가 환율을 1170원대로 끌어올렸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급등세로 출발한 원달러 환율로 오전부터 수출기업의 네고 물량이 쏟아졌지만 역외 비드도 있었고 주식이 급락하다 보니 네고로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며 "그러나 두바이발 악재가 장기 악재가 될 가능성이 적지만 27일 밤 뉴욕 증시의 동향이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주식시장은 두바이발 악재에 패닉에 가까운 장을 연출했다.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75.02p(4.69%) 폭락한 1524.50으로 거래를 마쳤으며 코스닥지수도 전날보다 22.15p(4.67%) 급락한 451.67을 기록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날 국내 증시에서 2079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 환율 상승을 부추겼다.

한경닷컴 박세환 기자 grre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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