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노조·전임자' 문제를 놓고 정부와 노동계의 갈등이 심해지고 있다는 소식 여러차례 전해드렸는데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표자들의 마지막 회담이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한 채 결렬됐다고 합니다. 어제 마지막 회의가 열렸다구요? 정부와 노동계, 경영계를 대표하는 6명이 어제 한자리에 모여 '복수노조·전임자' 문제의 해법을 모색했지만 결국 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한 채 끝났습니다. 노사정 6자 대표자 회의는 어제까지 모두 3차례에 걸쳐 진행됐는데요, 이 회의의 마지막 시한이 25일이었기 때문에 앞선 두차례의 회의와는 차이점이 상당히 컸습니다. 어제 회의는 오후4시부터 시작해 6시간동안 마라톤 회의가 이어졌고 참석자 간의 공방도 상당히 거셌습니다.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등 양대노총은 정부의 안을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 했구요, 이에 맞선 정부측도 현행법대로 내년부터 복수노조를 허용하고 전임자 임금을 금지하겠다는 원칙론을 내세웠습니다. 먼저 임성규 민주노총 위원장의 발언을 들어보겠습니다. "정상적인 노조활동을 비열한 방법으로 탄압하는 행태가 계속 이어진다면 더 이상 뒤로 물러설 수 있는 길이 없다..노동조합의 마지막 무기인 총파업을 감행할 수 밖에 없다." 한국노총은 그동안 실무자들이 10번에 걸쳐 만났지만 진전이 전혀 없었다며 정부를 강하게 성토했습니다. 장석춘 한국노총 위원장의 발언을 들어보겠습니다. "도대체 회의를 하자는 것인지 말자는 것인지 모르겠다..모든 문이 닫혀있는 데 언제까지 이런식으로 접근을 해야 하는가..수차례 회의에도 진전이 없다..복수노조·전임자를 전부 금지하는 것은 우리 보고 죽으라는 소리다..길을 터줘야 한다." 양대 노총의 반응을 들어보니 지난 회의때 보다 강도가 높아졌는데요, 정부와 경영계의 입장은 어땠나요? 그동안 소극적인 모습으로 일관했던 경총과 대한상의 등 경영계의 입장 변화가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먼저 복수노조·전임자 문제는 노동계가 양보해야 한다며 포문을 열었구요, 복수노조를 허용하겠다는 정부의 입장에 대해서도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이수영 경총회장의 발언을 들어보겠습니다. "우리나라 경제구조가 너무 노동계에 휘둘려왔다는 것이 일반적인 상식이다..복수노조는 반대한다..복수노조가 허용되면 나라 경제에 예상치 못한 혼란이 가중될 것이다." 정부는 양대 노총에서 주장하는 것은 모든 사안을 원점으로 되돌리자는 것에 불과하다고 일축했습니다. 특히 복수노조가 허용되고 전임자 임금 지급을 금지해도 현실적인 문제에 대한 논의를 충분히 하면 연착륙할 수 있는 길을 찾을 수 있다고 강조했는데요, 임태희 노동부 장관의 발언을 들어보겠습니다. "문명국가에서 복수노조를 법으로 금지하는 나라는 없다..전임자 문제는 더 이상 말하지 않겠다..당당하고 자주적으로 스스로 해결하는 것이 원칙 아니겠는가." 노사정 6자 대표간의 입장이 보셨듯이 전혀 변화된 것이 없는데요, 어제가 마지막 회의였다고 하는 데 앞으로는 어떻게 되는거죠? 앞서 말씀드린대로 '복수노조·전임자' 문제의 해결을 위해 구성된 노사정 6자 회의의 기한은 어제까지 였습니다. 때문에 노사정 6자 회의는 어떠한 결과물도 내놓지 못한 채 해채됐습니다. 앞으로 이 문제를 놓고 노사정 6자가 모이는 공식적인 회의는 더 이상 열리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노사정위원회는 6자 회의의 틀로 모이기는 어렵겠지만 노사, 노정, 노사정 대화를 주선하도록 하겠다는 입장인데요, 현실적으로는 이 마저도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어제 노사정 6자 대표자회의가 결렬되면서 양대노총이 12년만에 손을 잡고 연대투쟁에 나섰기 때문인데요, 민주노총은 오늘 오전 기자회견을 열어 6자회의 결렬에 대한 노조의 입장을 밝히고 "오늘 이후 정부를 상대로 총력 투쟁에 들어가겠다"고 선언했습니다. 민노총은 오늘부터 한국노총과의 공동집회와 연대 총파업을 위한 실무팀을 가동해 총력 투쟁 준비에 들어갈 방침입니다. 한국노총도 오늘 기자회견을 열어 한나라당과의 정책연대 파기를 포함한 모든 수단과 방법을 총동원해 투쟁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한노총은 정부와 여당과의 협상 시한을 오는 30일까지로 못박고 이때까지 구체적인 해결책이 나오지 않으면 민주노총과의 연대 총파업에 돌입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준호기자 jhlee2@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