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흥주점에서 손님들이 위스키를 고를 때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사람은 대개 업주나 마담이다. 위스키업체들은 이들을 '키맨(key man)'이라고 부른다. 유흥주점 업주 · 마담은 물론 웨이터와 술창고 관리자인 일명 '빠텐'까지 키맨에 포함된다. 또 유흥주점에 술을 공급하는 과정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주류 도매상들도 위스키 업체에는 '하늘같은 존재'들이다.

후발 위스키업체인 수석밀레니엄은 키맨을 '포섭'하기 위해 이색 작업을 진행 중이다. 다음 달 초 국내 첫 36.5도짜리 위스키 '골든 블루' 출시에 앞서 주류도매상과 유흥주점 업주,마담 등을 대상으로 주주 영입에 나선 것. 제3자 배정방식의 사모(私募) 증자로, 원하는 이들에게 자사 주식을 주당 특정금액에 살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매년 이익에 대한 주주 배당과 함께 상장시 주가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을 '당근'으로 제시하고 있다. 회사 입장에서도 위스키 판촉을 강화하면서 사업 재원을 충당하는 효과가 있다.

수석밀레니엄의 '실험'이 얼마나 성과를 거둘지는 미지수다. 그동안 위스키 업체들의 키맨 대상 판촉수단이 주로 골프접대,회식비 지원,선물 증정 등이었다는 점에서 새로운 기법으로 업계에선 주목하고 있다. 김일주 수석밀레니엄 사장은 "후발주자가 경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선 차별화밖에 없다"며 "주주가 되면 우리 제품을 조금이라도 더 생각해 주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수석밀레니엄은 위스키 'J&B',와인 '미라수' 등의 판매업체인 수석무역의 자회사로,약주 '천년약속'에 이어 다음 달 3일부터 위스키 '골든블루'를 생산 판매한다. 모(母)기업인 수석무역은 강신호 동아제약 회장의 차남인 강문석 부회장이 56.29%,김 사장이 11.03%,수석문화재단이 6.60%,동아제약이 2.95%의 지분을 각각 보유하고 있다.

윤성민 기자 smy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