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펀드 쏠림현상 시정 기회"

최근 해외 펀드 환매가 이어지는 가운데 단연 돋보이는 `환매 대장'은 중국 펀드인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해외 펀드 환매가 본격화된 최근 3개월 간(25일 기준) 중국 주식펀드에서 모두 4천713억원이 빠져나가 같은 기간 해외 주식펀드 유출액 1조8천101억원의 26%를 차지했다.

이어 인도(-1천61억원)와 일본(-373억원), 유럽(-239억원), 북미(-11억원) 지역 펀드 등 순으로 유출 규모가 컸다.

같은 기간 인도를 제외한 브릭스 국가들인 러시아(512억원)와 브라질(64억원) 펀드로는 오히려 자금이 들어왔다.

또 중국 관련 아시아신흥국주식펀드에서 같은 기간 2천10억원,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태평양주식펀드에서 2천729억원이 감소하는 데 그친 것을 보면 중국 펀드가 해외 주식펀드 유출을 주도한 셈이다.

중국 펀드 가운데 자금이 가장 많이 빠진 상품은 신한BNPP봉쥬르차이나증권투자신탁1[주식]과 신한BNPP봉쥬르차이나증권투자신탁 2[주식](종류A)로, 각각 1천411억원과 1천300억원이 순감했다.

이어 미래에셋차이나솔로몬증권투자신탁1(주식)종류A(-1천18억원), 슈로더차이나그로스증권자투자신탁A종류A(주식)(-503억원), 미래에셋차이나디스커버리증권투자신탁1(주식)종류A(-294억원)가 뒤를 이었다.

이처럼 중국 펀드에서 환매가 끊이지 않는 것은 주투자 대상인 홍콩H지수가 급등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작년 리먼브러더스 파산 이후 10월 27일 4792.37포인트까지 떨어졌던 홍콩H지수는 지난 18일 13,863.03포인트까지 올라 3배 가까이 뛰었다.

국내 중국 주식펀드는 90% 이상이 홍콩H주에 투자한다.

삼성증권 김태훈 펀드애널리스트는 "2007년 H지수 고점에 투자한 중국 펀드 투자자는 여전히 -30% 이상의 손실을 보고 있지만 거치식 투자보다 빠르게 수익률을 회복한 중국투자 관련 적립식 펀드의 환매 대기 물량은 클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해외 펀드 비과세 폐지로 이미 수익이 나고 있거나 원금 회복이 까까운 거액 펀드투자자들이 한발 빠른 환매에 나서는 점도 중국 펀드 환매 가속화에 한몫하고 있다.

현대증권 이석원 선임연구원은 "내년 1분기 이후 출구전략이 본격화되기 전까지 중국 증시가 괜찮을 것으로 보이는데, 홍콩H지수 상승과 해외 펀드 비과세조치 종료에 따른 거액 펀드 투자자들의 환매로 중국 펀드 환매가 가속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같이 가팔라지는 중국 펀드 환매는 그동안 중국 펀드에 과도하게 쏠렸던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 펀드 포트폴리오의 균형을 바로잡을 기회라는 평가도 있다.

김태훈 애널리스트는 "국내 투자자의 해외 주식형펀드 투자는 60% 이상이 중국 관련 펀드로 쏠림 현상이 과도하다"면서 "이는 과거 수익률에 대한 환성이 과도한데 따른 것으로 중국 관련 펀드의 환매 과정은 국내 투자자의 펀드포트폴리오 편중을 완화시킬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 율 기자 yulsi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