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대학 경제학과 교수가 세계 자산시장의 거품 형성에 대해 더 큰 금융위기를 야기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장하준 교수는 신한금융투자 리서치포럼 강연에서 "현재 주가는 상당부분이 정부의 재정지출과 통화정책 완화에 따른 거품"이라며 "지금 거품을 그대로 놔두면 그것이 더 커졌다가 꺼지면서 또 한 번 커다란 경기하강이 올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이런 사태가 왔을 때 또 한번 부양책을 쓰는 것이 필요하지만 미국과 영국의 경우 이미 재정적자가 심각하기 때문에 거의 불가능할 것으로 보여 대공황 때와 유사한 사태를 맞을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금융위기 이후 세계 경제를 이끌 주자로 떠오르고 있는 중국에 대해서는 중국의 내수 소비가 살아나야 하지만 소비성향이 단시일에 바뀌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라고 지적했습니다. 소비문화가 고성장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점, 소득분배가 불평등해 소비성향이 높은 저소득층의 지분이 낮고 소비자 금융이 발달하지 않아 부채에 의존한 소비 진작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배경으로 꼽았습니다. 장하준 교수는 "미국 달러화가 2008년 금융위기를 계기로 막을 내렸다"고 밝혔습니다. 세계 중앙은행들의 외환보유고 중 달러 비율은 2001년 71.5%에 달했지만 올 6월에는 62.8%까지 낮아졌습니다. 여기에 중국 위안화가 평가 절상되면서 달러화의 가치는 계속 낮아지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2001년부터 올해까지 각국 중앙은행 외환보유고의 통화 비중을 살펴보면 "달러에 대한 가장 유력한 대안은 위안화가 아닌 유로화"라고 주장했습니다. 특히 향후 추가적인 금융위기로 영국의 파운드화가 평가절하될 경우 영국이 유로화에 가입할 가능성이 크다며 유로-파운드 통합 비중이 50%를 넘어서게 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장 교수는 한국경제에 대해 "단기적으로는 다른 나라에 비해 빠른 회복이 예상되지만 외부충격에 의한 것이었으니 당연한 일일 뿐"이라며 "단기간에 선진국을 따라잡는 과정에서 취약해진 기초연구가 발전되지 않으면 진정한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어렵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제대로 규제되지 않은 금융은 독이 될 수 있다"며 "적절한 금융규제로 위기를 방지하고 제조업과 금융업을 비롯한 고부가가치 서비스업을 함께 발전시켜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채주연기자 jychae@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