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채란 영석학원 이사장(84)이 경기도 의정부시 용현동에 있는 영석고와 의정부3동에 있는 영석빌딩 등 시가 1000억원대의 학교와 부동산을 동국대에 기부했다.

안 이사장은 3일 경기도 의정부시 영석고에서 정련 동국대 이사장 등 관계자 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기부합병 협정 조인식을 갖고 법인 재산을 기부키로 했다. 안 이사장이 기부한 영석학원의 재산은 의정부 용현동 4만1900여㎡에 세워진 영석고와 임대용 건물 등 시가로 치면 1000억원이 넘는다. 영석고는 합병 후에도 교명이 유지된다.

1960년대 부동산업으로 재력을 쌓은 안 이사장은 "백성이 배우지 못해 일제에 나라를 빼앗겼다"는 부친의 말씀을 새겨듣고 고향인 의정부에서 아버지의 아호를 딴 학교를 세우고 육영사업을 시작했다. 그는 "지금의 영석고 운동장 자리에 천막을 치고 직접 벽돌을 찍어 학교 건물을 올렸다"며 "처음에는 선생님 12명,전교생 140명의 작은 학교여서 저도 국어,역사 등의 과목을 맡아 학생들을 직접 가르쳤다"고 회고했다.

평생 독신으로 살아온 안 이사장이 영석학원을 동국대에 기증키로 한 것은 모교에 대한 애정 때문이다. 동국대 국어국문학과 출신(1954년 졸업)으로 행정대학원(1973년 졸업)과 교육대학원(1982년 졸업)에서 공부한 그는 12년 동안 동국대 총동창회 부회장을 지냈다. 학교법인 동국학원 이사로도 6년 동안 활동했다.

안 이사장은 이날 "동국대를 10년 다녔는데 내 철학이고 전부였다"며 "사심없이 애국하는 동국대가 영석고를 더욱 발전시킬 것 같아 부탁한다"고 말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