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병원그룹의 바이오기업인 차바이오앤디스오텍(대표 문병우)은 공동 연구개발을 진행 중인 미국의 줄기세포 전문기업 ACT(Advanced Cell Technology)가 배아줄기세포를 이용한 '망막색소상피세포치료제'에 대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임상시험 승인을 신청했다고 23일 밝혔다. ACT는 노인성 황반변성(AMD) 및 망막색소변성증의 일종인 '스타가르트병'의 치료제로 임상시험을 준비해왔다.

이 치료제는 배아줄기세포에서 망막색소상피세포를 선별적으로 분화 · 유도한 것으로 ACT는 2007년 세계 최초로 개발한 뒤 전임상시험까지 마쳤다. 망막색소변성증과 황반변성증 등으로 실명 위기에 놓인 동물에게 주입한 결과 증상 초기일 경우 더 이상 악화되지 않게 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 들어 차바이오텍은 ACT와 공동개발협약을 맺고 신약으로 최종 승인이 날 경우 국내 판매권을 행사하기로 했다. 차바이오텍 관계자는 "동물을 이용한 전(前)임상시험에서 우수하고 빠른 치료효과가 입증된 만큼 임상시험 절차가 순조로울 경우 세계 최초의 배아줄기세포 치료제가 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정형민 차바이오텍 바이오사업부문 사장은 "규정상 FDA는 30일 이내에 임상 신청에 대한 답변을 해야 하며 승인이 이뤄질 경우 내년 초 임상에 돌입해 이르면 2011년 말 상품화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며 "미국에서 임상 승인을 받음과 동시에 차바이오텍이 식품의약품안전청에 국내 임상시험 승인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노인성황반변성은 망막 중심부의 신경조직인 황반부가 병적으로 퇴행해,망막색소변성증은 망막에 분포하는 광수용체가 기능장애를 보여 나타나는 질환으로 국내에는 각각 1만5000명,7만6000명의 환자가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한편 지난 1월 미국 제론사는 배아줄기세포치료후보물질로는 처음으로 척추손상 환자의 배아줄기세포 유래 치료제에 대해 FDA로부터 임상시험을 승인받아 현재 시험 중이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