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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지금 난치병 치료와 신약개발, 암 연구 등에서 줄기세포를 활용하려는 사활을 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일본은 역 분화(iPS)라는 신기술을 개발해 전 세계에 엄청난 파급 효과를 가져왔고, 영국은 세계 줄기세포 포럼 등을 주도하며 배아줄기세포 주도권을 잡기 위해 혼신의 힘을 기울이고 있다. 미국도 줄기세포 연구가 중심이 된 생명공학연구를 새로운 국가 성장 동력으로 삼으려는 움직임이다.

줄기세포의 무궁무진한 잠재성으로 인해 선진국들이 '투자의 전쟁'을 치르고 있을 때 우리는 안타깝게도 줄기세포 진위 논란에 대한 내부 전쟁을 치렀다. 국내 줄기세포 투자가 거의 정체돼 있는 동안 선진국들은 큰 폭으로 연구비를 늘려 상대적으로 투자 규모는 크게 벌어졌다. 2009년 기준 국내 줄기세포 투자는 생명공학 전체대비 3.4%로 작년의 3.8%보다 줄어들었고 미국의 약 1/30, 일본의 1/5 수준이다.

줄기세포 연구에 대한 냉소주의를 이젠 모두 떨쳐 버리고 새롭게 출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한 중소기업이 난치병 치료효과를 개선할 수 있는 新 신경전달물질을 발견하며 줄기세포 연구의 희망의 중심에 섰다.

줄기세포 연구를 통해 노화방지와 난치병 치료 대안을 제시하는 바이오 기업 (주)스템싸이언스(대표 윤강준 www.stemscience.co.kr)가 바로 그곳이다.

줄기세포 촉진제 등 인류 생명연장 꿈 앞당겨

(주)스템싸이언스는 줄기세포를 연구해 노화방지, 난치병 치료에 비전을 제시하는 전문 의료 바이오기업으로 줄기세포 촉진제, 암 진단키트, 신약개발 등에 주력하고 있다.

옛 이그린어지가 전신인 이 회사는 현재 연구센터 격인 자회사 셀앤바이오와 연계한 의약품 및 신약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주)스템싸이언스 윤강준 대표가 최대주주로 있는 셀앤바이오는 지난 11일 '제9회 우수벤처기업대상'에서 생명공학 및 의료부문 대상 기업으로 선정되며 이슈메이커로 부각했다.

지난 2005년 8월 설립된 셀앤바이오는 윤강준 대표를 비롯해 경희대학교 유전공학과 교수 겸 근골격계 바이오장기센터장을 역임한 손영숙 교수 등 유능한 연구진을 바탕으로 의료 바이오 사업부문의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주)스템싸이언스와 셀앤바이오가 현재 개발 중인 신약은 '줄기세포 촉진제'와 '항체를 이용한 치매 예방제' '암 진단키트' '유착방지제'다. 특히 '줄기세포 촉진제'는 의약 부문 신규 사업 중 가장 주목받고 있는 분야다. 글로벌 의학 잡지인 네이쳐 메디슨(Nature Medicine)에 효능이 게재되기도 한 (주)스템싸이언스의 줄기세포 촉진제는 지난 21일 전임상에 성공하며 동종업계를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줄기세포 촉진제란 11개의 펩타이드로 구성돼 있는 물질로서, 인체 장기가 손상(간경화, 심근경색, 뇌졸중, 치매 등 발생시)됐을 때 줄기세포를 자극해 활성화함으로써 손상된 장기를 회복시켜주는 주사제다.

일반적으로 줄기세포촉진제는 G-CSF(과립구 자극인자)라는 면역세포조절 인자가 쓰이는데, (주)스템싸이언스가 새로 발견한 것은 'Substance-p'라는 신경전달물질이다. 이를 이용할 경우 줄기세포의 이동 속도를 신속하게 하고 줄기세포의 이동량도 늘려 보다 효과적인 치료를 거둘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현재 (주)스템싸이언스는 정맥주사제로 개발하기 위해 식약청 허가를 추진 중이며, 내년 상반기 독성실험을 포함한 개발을 마치고 하반기 임상승인 신청을 계획 중이다. (주)스템싸이언스 이창재 차장은 이와 관련, "자체 기술력으로 펩타이드 합성에 성공했다"며 "대량 생산체제를 위한 B-GMP시설을 준비하고 있으며 줄기세포 촉진제를 이용한 심장병 및 각종 암, 치매, 난치병 등을 치료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했다는데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이 회사의 '항체를 이용한 치매 예방제'도 현재 식약청 인증 GLP기관인 '켐온'에서 효력시험이 완료됐고, 국내 학술지에 그 결과가 게재됐다.

치매 예방제는 뇌 질환 환자 치료를 위한 염증 억제제로, 염증 유발인자인 단백질(SCYE)을 타깃으로 항체를 이용해 뇌 질환을 치유하는 것이 목적이다. 기존엔 동물용만 보유하고 있었지만, 현재 전임상을 마치고 사람에게 적용할 항체를 제작 중이다.

(주)스템싸이언스는 이와 관련, 최근 미국 바이오아트라(BioAtla)사와 임상 시제품 생산을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바이오아트라사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중국 베이징에 연구개발(R&D)센터를 두고있다. 글로벌 사업망을 갖춰 전 세계의 바이오 기업으로부터 의뢰 받은 단백질과 항체를 합성, 제공하는 글로벌 기업이다.

'암 진단키트' 개발도 이 회사의 주력 사업 중 하나다. 항체를 이용해 소변에서 남성의 전립선암과 여성의 유방암을 진단하는 키트가 바로 그것이다.

연구진은 남녀 환자의 혈액 내에 돌아다니는 항체는 반드시 소변으로 배출되는 점에 착안해 특유의 항체를 검출할 수 있는 키트를 자체 개발했다. 줄기세포 촉진제와 암 진단키트는 치료키트가 아니라 조기 진단키트의 개념이기 때문에 임상 검체에 대한 결과만 보고되면 상용화가 즉시 이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회사는 연간 시장규모가 수 십 조원에 달해 시장성이 높은 이 키트를 오는 12월까지 대량생산해 임상에 적용시킬 계획이다. 이미 미국시장에 특허를 출원하고 국내 유명 대학병원에서 전임상을 완료했으며, 곧 학회를 통해 논문을 발표할 계획이다.

(주)스템싸이언스는 또 그동안 수입에 의존해 왔던 고가의 '유착방지제'를 국산화하고 이를 특허출원했다. 수술 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유착을 방지하는 유착방지제는 그동안 거의 독일 및 미국에서 고가로 수입해 사용돼 왔다.

이 회사 연구진은 수술 시 사용되는 봉합사의 원료가 생분해되는 PLGA로 구성돼 있다는 점에 착안했다. 이후 용매를 이용해 점도를 조절함으로써 수입물질과 동일한 형태를 띠면서도 오히려 조작이 간편한 시트(SHEET) 형태의 유착방지제를 개발,이를 특허화 했다. 독성 및 안정성 테스트를 마친 허가받은 봉합사를 사용하기 때문에 식약청 지침대로 생산이 곧 이뤄질 예정이며, 본격적인 상품화를 통한 수입대체에 기여할 것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주)스템싸이언스는 이밖에 척추 및 요추 절개 수술용 인공디스크 장비 'MOBI-C'를 비롯해 퇴행성 척추 수술용 장비 'D.S.S ROD', 뼈 간 유격을 정밀하게 매워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한 보형물 'PEEK CAGE', 신체 체적 분석을 통한 질병ㆍ통증 체크기인 '3D홀 바디스캐너', 뼈와 뼈마디를 연결해주는 고정 장치 '페드클 스크류' 등 첨단 의료기기 유통에 나섰다. 이중 이달 초 미국 식품의약국(FDA) 인증을 획득한 3D홀 바디스캐너는 국내에서만 지난 한달 간 7억60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한편, 이 회사는 24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언론사와 바이오기업, 경제계인사, 기관투자자, 애널리스트, 의료관계자, 주주 등이 참석하는 기업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최규술 기자 kyusul@hankyung.com


◆인터뷰 / 윤강준 대표 "20년 병원경영 노하우로 미래기술 선도"

"의료 바이오분야는 아직 생소하지만 100세 수명시대를 맞은 현대인들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반드시 정복해야 하는 분야입니다. 우리는 난치병 치료의 최 일선에 있는 신경외과 전문의들로 구성된 연구진들의 맨 파워를 바탕으로 국내 최고의 바이오기업으로 성장할 것입니다. "

㈜스템싸이언스 윤강준 대표는 "의료 바이오사업의 성패는 전문 의료진과 우수한 연구진들의 효율적인 연계가 좌우한다"며 "치매와 각종 암,난치병 등을 이겨낼 수 있는 혁신기술의 인큐베이터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 강남 베드로병원 원장이기도 한 윤 대표는 20여 년간 병원을 경영하면서 쌓은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스템싸이언스를 미래지향적인 혁신 바이오기업으로 키워낼 계획이다.

그는 CEO로 취임한 지 불과 한 달여 만에 의료기기 장비 영역에서 16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으며 약 8%대(1억3000만 원)의 영업이익률을 통한 수익구조 개선을 통해 흑자 기업으로서의 면모를 갖춰 가는 등 의료인이 아닌 경영자로서의 능력도 인정받았다.

"흑자 없는 바이오회사는 사상누각에 지나지 않습니다. 연구 성과의 상업화를 통한 흑자경영 토대가 뒷받침돼야만 미래지향적인 기술을 잉태할 수 있기 때문이죠."

그는 "한국 줄기세포 기술의 진일보된 모습을 전 세계에 알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내년에는 난치병 전문 치료기업으로 국내 의료바이오시장에 새로운 활력소를 제공할 수 있도록 더욱 적극적인 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