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에는 협력업체들이 어려운 점을 신고하는 '사이버 신문고'가 있다. 정도경영 원칙을 어긴 사례를 접수받은 후 사실확인을 거쳐 LG가 할 수 있는 조치들을 취한다. 얼마 전에도 한 계열사의 2차 협력회사가 1차 협력회사로부터 대금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제보를 접수,중재에 나서 문제를 해결한 사례가 있다. LG 관계자는 "협력업체의 경쟁력이 LG의 경쟁력이라고 판단,계열사별로 다양한 협력업체 지원제도를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달 '2011년 넘버원 협력회사 육성'이라는 상생 비전을 밝히고 △근본적 경쟁력 공유 △사내 상생 전문가 육성 △3단계 협력 관계 구축 등을 골자로 한 협력회사 육성책을 공개했다. 현재 40여개인 전략적 협력회사의 숫자를 내년 이후까지 60개사 이상으로 확대하고 협력 대상 품목도 같은 기간 20여개에서 30여개로 늘린다는 계획도 내놓았다.

회사 관계자는 "상생협력 전담부서 70여명의 인력에 대한 집중적인 교육을 통해 상생 협력 역량을 지금보다 50% 이상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라며 "LG디스플레이로부터 전수받은 정보와 노하우가 1차 협력업체를 거쳐 2차,3차 협력업체까지 이어질 수 있는 체계적인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설명했다.

LG전자는 새로운 기술과 사업모델을 발굴하기 위해 유망 벤처기업들을 지원하고 있다. 중소기업청과 공동으로 조성한 250억원 규모의 '대중소기업협력 펀드',자체적으로 운영 중인 300억원 규모의 '이노베이션펀드' 등 총 600억원의 투자 재원을 활용해 벤처 투자를 진행한다. 회사 관계자는 "전체 투자의 50% 이상을 혁신적인 신기술을 개발하고 있는 벤처기업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자,화학,이노텍,생활건강,CNS,엔시스 등 6개 LG계열사는 올해부터 1700여개 협력업체에 부품과 소재 대금을 100% 현금으로 결제하고 있다. 6개 계열사는 또 협력업체의 자금난 해소를 위해 상생협력펀드를 조성해 운영 중이다. 상생협력펀드를 통한 지원액은 지난해 1750억원에서 올해 3430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LG디스플레이의 납품 대금 지원책은 이보다 한 발 더 나아가 있다. 100% 현금 결제는 기본이며 협력업체가 희망할 경우 달러화로도 납품 대금을 지급한다. LG디스플레이의 주요 협력사는 56개이며 납품 대금 현금결제 규모는 연간 약 1조원에 달한다.

현금 여력이 없는 유망 협력업체가 사세를 확장할 수 있도록 자금을 빌려주는 사례도 있다. LG전자는 2004년부터 5년 동안 협력회사 1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지원금을 현금뿐 아니라 물품으로도 갚을 수 있게 한 게 LG전자 자금 지원제도의 특징이다.

협력회사와의 거래실적을 바탕으로 은행에서 운영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는 '미래채권 담보대출' 등 은행권과 연계한 지원제도도 운영 중이다. 현재 기업은행,외환은행,신한은행 등이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LG그룹은 협력회사 직원을 대상으로 한 전문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협력회사가 자체적으로 교육 프로그램을 두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LG전자는 혁신,품질관리,전문기술로 프로그램을 나눠 협력업체 직원들을 교육하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708개사 1400여명이 LG전자가 주관한 교육프로그램을 이수했다.

LG화학은 'LG화학 테크센터'를 통해 석유화학제품에 대한 노하우와 시장정보를 협력회사에 제공한다. 플라스틱 사출성향에 대해 가르치는 '인젝션 스쿨',압출기 작동원리에 대해 교육하는 '익스트루전 스쿨',플라스틱 제품의 설계와 개발 노하우를 전수하는 '디자인 스쿨' 등이 테크센터 산하 교육기관이다.

LG CNS는 노동부가 중 · 장기 전략으로 추진하고 있는 '중소기업 직업훈련 컨소시엄'에 참여하고 있다. 지난해 3월 IT서비스 업계 최초로 '협력회사 전용 교육센터'를 설립,IT 중소기업 재직자와 취업희망자들에게 맞춤형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