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재판장님, 피고는 명백한 자동차 끼워 팔기 행위에 대한 책임으로 원고를 비롯한 8만 여명의 피해자들에게 100억원을 배상하여야 마땅합니다."

"피고는 원고가 청구한 100억 원 중 피해액을 산정한 금액인 50억3000만원을 배상할 것을 명한다. 땅땅땅."

지난 9일,고려대학교 법학관 신관에서 법무부가 주최한 전국 고교생 · 대학생 모의재판 경연대회가 성공리에 개최되었다.

이번 대회에 참가한 전국 200여개 고등학교 중 치열한 경쟁을 뚫고 예선을 통과한 6개교가 법적 논리를 겨루며 본선 경연을 치렀다.

올해로 4회째를 맞고 있는 이 대회는 학생들이 평소 딱딱하고 어렵게만 느끼는 법을 생활 속에서 좀 더 가까이 느낄 수 있도록 하는 매개체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특히 이번 모의재판 경연대회는 성형수술 부작용,자동차 회사의 끼워팔기,언론사의 명예 훼손적 보도,긴급 피난 등 시사적이면서도 참신한 주제들로 구성된 흥미진진한 사건들로 관람객을 재판 속으로 빨려들게 만들었다.

검사와 변호사의 논리가 치열한 공방을 벌이는 가운데 증인과 증거에 의해 서서히 드러나는 사건의 실체와 판사의 마지막 판결까지… 학생들의 열띤 재판은 실제 재판장을 방불케 했다.

그 뜨거운 열기만큼 심사위원들도 심사에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고등부에서는 성형 수술의 부작용에 시달리는 여성 모델과 성형외과 간의 모의재판을 한 병점고 학생들이 최우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현대청운고와 하남고가 우수상을,대구외고,과천외고,복자여고가 장려상을 수상했다.

변론형식으로 펼쳐진 대학부 경연에서는 고려대와 영산대가 각각 민사부문과 형사부문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

'자동차 회사의 끼워팔기 사건' 경연에서 피고 측 변호인 역할을 맡은 박지원 군(대구외고 1년)은 "이번 경연대회를 통해 법이 우리 일상생활 속 여러 곳에 녹아 있음을 실감하게 되었고 학생으로서 생활 속 법에 대한 많은 관심을 꾸준히 이어나가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모의재판 경연대회가 앞으로도 꾸준히 학생들의 시민의식 함양과 논리적 사고능력 향상,사법절차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도모하는 데 크게 기여하길 기대한다.

허재호 생글기자 (대구외고 1년) jhhuh93@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