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 기아자동차는 협력업체들의 경쟁력 강화를 주요 목표로 삼고 있다. 협력사들이 좋은 부품을 만들어야 완성차 업체도 세계시장에 경쟁력 있는 상품을 내놓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현대 · 기아차는 국내 대기업 중 협력업체들과의 상생 경영에 가장 앞장서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협력사와 공정거래 협약

현대 · 기아차그룹은 작년 9월 주요 협력업체 대표들을 경기 화성 롤링힐스 연수원으로 초청,'하도급 공정거래 협약'을 맺었다. 공정한 거래질서를 만드는 데 앞장서고,상생협력을 통한 동반성장을 도모하자는 취지다. 협약에 참여한 협력업체는 총 2400여 곳에 달했다.

협약의 골자는 △하도급법 등 관련 법규 준수의지 및 공정거래 원칙 천명 △대 · 중소기업 간 상생협력을 위한 3대 가이드라인 도입 △협력회사에 자금 및 기술지원 등이다.

이 같은 협약을 통해 협력회사 선정 및 운용에서부터 계약 체결에 이르기까지 투명하고 공정한 기준을 마련했으며,우월적 지위를 통해 발생할 수 있는 불공정 행위를 사전에 막을 수 있게 됐다.

현대 · 기아차는 자립형 중소기업을 육성하는 데도 적극 나서고 있다. 협력업체들의 재무 건전화와 품질개발,교육훈련,경영활동 지원 등을 통해서다.

납품대금을 100% 현금으로 결제하고 무담보 신용대출을 지원하는 한편 300억원 규모의 상생협력 펀드를 조성했다.

◆신뢰성 상생협력도 '성과'

현대차는 지난 9월 '자동차분야 신뢰성 상생협력 성과보고회'를 열었다. 지식경제부와 현대차가 2007년부터 시작한 신뢰성 상생협력 사업을 평가하기 위해서다. 이 사업엔 총 32개 부품 · 소재기업 및 11개 신뢰성 센터가 참여하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2년간 차체 의장 및 파워트레인,섀시 등 내구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스틸휠 내구성 개선 등 26개 세부 과제를 협력업체들과 함께 수행했다. 사후관리 비용 및 부품 재료비 절감,시험기간 단축 등을 통해 총 2020억원 수준의 비용절감 효과를 얻었다는 게 자체 평가다.

현대차 관계자는 "각종 경고등 점등 불량을 일으키는 커넥터의 내구 신뢰성을 개선하는 등 운전자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부분이 많이 포함돼 있어 무형의 이미지 개선 효과는 더욱 클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부품 내구성 향상에 힘입어 지난 3월 미국의 자동차 시장조사 기관인 JD파워로부터 총점 161점(내구품질조사 기준)을 받아 닛산 폭스바겐 등을 제치고 2년 연속 종합 6위에 올랐다. 산업평균 향상치인 16%보다 높은 20%의 내구품질 상승률을 기록한 덕분이다.

◆협력사 테크데이도 개최

현대 · 기아차는 지난 11일부터 이틀간 26개 주요 협력사를 초청해 '2009년 연구개발(R&D) 협력사 테크데이' 행사도 가졌다. 올해로 4회 째를 맞는 테크데이는 단독으로 전시회나 기술 세미나를 개최하기 어려운 협력사들에 신기술 제안 및 교류의 장을 제공하는 행사다. 현대 · 기아차가 2006년부터 개최하고 있다.

현대 · 기아차는 △협력사의 신기술을 소개하고 신차 적용 가능성을 논의하는 '신기술 공동 전시회' △협력사의 새로운 기술을 발표하고 토론하는 '신기술 세미나' △현대 · 기아차 상생협력 현황과 향후 계획을 설명하고 R&D 분야의 애로사항 및 발전 방향을 논의하는 '협력사 대표 및 연구소장 간담회' 등을 진행했다.

신기술 공동 전시회에선 파워트레인(5개사),섀시(9개사),의장(5개사),차체(5개사),전장(2개사) 등 26개 협력사가 133개의 자동차 관련 신제품을 공개했다. 19건의 세계 최초 신기술과 85건의 국내 최초 신기술,29건의 현대 · 기아차 최초 적용 신기술 등이 전시됐다.

양웅철 현대 · 기아차 연구개발 총괄본부장은 "현대 · 기아차는 협력사와 긴밀히 협력해 세계적 수준의 R&D 경쟁력을 확보했다"며 "앞으로 차량기획 및 설계단계에서부터 협업을 강화하고 미래기술 공동개발 분야에서도 다양한 업체의 참여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