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이 내년 상반기 중 증시상장(기업공개)을 목표로 주간사 선정을 위한 입찰 제안서를 보내는 등 관련 절차에 착수했다고 한다. 국내 최대 보험사인 삼성생명의 상장은 국내 보험업계는 물론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향방 등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점에서 주목해 보지 않을 수 없다.

우선 삼성생명의 기업공개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는 게 우리 생각이다. 개별 기업 차원에서의 발전은 물론 다음과 같은 여러 가지 관점(觀點)에서 나라 경제에도 적지 않은 보탬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까닭이다.

첫째, 증시 상장은 기업가치와 대외 인지도를 끌어올리는 한편 투자 재원을 대폭 늘려줄 것으로 전망된다. 상장 이후 주가는 70만원, 시가총액은 14조원 안팎에 이를 것으로 분석된다는 이야기이고 보면 수조원 이상의 투자재원을 확충하면서 미래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매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둘째, 법정 다툼이 벌어지고 있는 삼성자동차 부채 문제를 해결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삼성은 지난 1999년 삼성자동차가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채권단의 손실이 발생하자 이건희 전 회장 소유 삼성생명 주식 350만주를 주당 70만원으로 환산해 담보로 제공한 바 있는데, 상장이 늦어지면서 채권단과 큰 알력을 빚어왔다. 기업공개야말로 이 문제 해결의 열쇠인 셈이다.

셋째,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선 작업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된다. 이 전 회장을 비롯한 대주주들이 대규모 상장 차익을 올리게 되면 에버랜드 삼성전자 삼성생명 등의 순환출자구조를 해소하기 위한 재원(財源)을 확보하는 데 적지 않은 도움을 줄 것이다.

넷째, 이제 우리나라에서도 글로벌 규모의 보험사가 나와야 한다는 측면을 생각하면 더욱 그러하다. 지난해 포천지가 선정한 500대기업에 포함된 27개 생보사 중 비상장사는 삼성생명이 유일하다. 심지어 중국조차도 차이나라이프(1위) 핑안그룹(2위) 등을 상장시키며 생보산업 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그런 점에서 삼성생명 상장의 발목을 잡는 불필요한 논란은 더 이상 없어야 할 것이다. 이는 개별기업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국내 보험산업의 육성 차원에서 접근하고 추진돼야 할 과제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