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코리아브랜드를 높여라’ 세번째 시간입니다. 우리나라의 교통안전 수준은 OECD 29개국 중 26위에 머물고 있고 교통사고로 인한 사회경제적 비용은 연간 15조원에 이르고 있습니다. 개인은 물론 국가경제에도 큰 부담이 되고 있는 교통안전 실태. 박병연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우리나라 교통사고 사망률은 자동차 1만대당 3.1명으로 미국이나 일본, 영국 등 교통선진국에 비해 3배나 높습니다. 교통사고 사망률을 기준으로 한 교통안전 수준은 29개 OECD 국가 중 26위로 꼴찌에 가깝습니다. 지난해 경찰에 신고된 교통사고 발생건수는 21만5800여건으로, 교통사고 사망자와 부상자는 각각 5800여명, 33만8900여명에 이릅니다. 하루 평균 590여건의 교통사고가 발생해 16명이 사망하고 920여명이 부상을 당한 셈입니다. “보통 국제적으로 교통안전 수준을 비교할 때 자동차 1만대당 사망자수를 기준으로 하는데, 우리나라는 3.1명으로 OECD 29개국 평균인 1.5명의 두 배가 넘는 수준입니다.” 교통사고로 인해 지출되는 사회경제적 비용도 지난 2007년 이후 연간 10조원을 넘어서 국가경제에 큰 짐이 되고 있습니다. 이는 GDP의 1.2%, 국가예산의 6.6%로 전용면적 60제곱미터 이하 아파트 17만채를 건설할 수 있는 돈입니다. 또 이 돈이면 전국 68만여 가구(4인가족 기준)에 1년 동안 최저생계비를 지급할 수 있습니다. 교통사고로 인한 정신적 피해보상까지 감안하면 연간 15조원이 넘는 돈이 길거리에 버려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한해 교통사고로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이 15조원을 넘는다고 합니다. 이런 사회적 비용은 ‘안전교통’을 실천한다면 충분히 줄일 수 있는 비용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부는 지난해 7월 국무총리실 주관으로 ‘교통사고 절반 줄이기’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오는 2012년까지 자동차 1만대당 교통사고 사망자수를 1.3명으로 줄이겠다는 게 이번 프로젝트의 기본 목표입니다. “선진국들도 교통사고 사상자수를 절반으로 줄이는 데 20년이 걸리고 있습니다. 우리는 정말 의욕적으로 2012년까지 절반으로 줄여보자고 목표를 설정했습니다.” 정부는 우선 보행자 통행시설과 무단횡단 방지시설을 구축하고 교차로 건너편에 있는 신호기를 교차로 앞쪽으로 옮기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 스쿠터 등 50cc 미만 이륜차 중 배기량, 속도 등에 따라 신고대상을 정해 번호판을 부착토록 하고, 보험에도 의무적으로 가입하게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상습음주운전자의 면허취득 제한기간을 현행 2년에서 3년으로 늘리기 위해 법개정 작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미 음주운전자(측정불응 포함)에 대한 처벌기준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대폭 강화됐습니다.(09년 10월2일 시행) 그러나 정부의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교통사고는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해 교통사고 사망자는 5870명으로 전년대비 296명(4.8%) 감소했지만 사고발생 건수는 4160건(2.0%) 증가했고 부상자도 3056명(0.9%) 늘어났습니다. 교통안전과 관련된 예산이 선진국에 비해 턱없이 작고, 법과 제도도 아직 미흡한 점이 많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의 교통안전 예산은 일본이나 미국에 비해 20분의 1 수준에 불과합니다. 교통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예상배정과 강력한 법집행으로 교통사고를 감소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실제 일본과 미국의 교통안전 예산은 17조원이 넘는 반면 우리나라의 교통사고 예방 재원은 6천억원에 불과합니다. 정부의 교통안전정책 일관성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우선 교통사고 사망자 수를 2012년까지 절반으로 줄이겠다고 공언한 정부가 지난 8월 사면대상에 음주운전자를 포함시킨 것은 모순이라는 것입니다. 또 교통법규 위반 차량에 대해 계도장 발급 위주로 처리하고, 교통량이 많은 일부 구간에서 갓길 운행을 허용한 것도 교통안전을 저해하는 정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국민의 생명은 물론 국가경제 발전과 직결되는 교통안전정책이 정치적 이해관계 등 다른 이유로 갈팡질팡 흔들려서는 안됩니다. 자동차 강국 코리아의 명성에 걸맞는 교통안전문화 정착이야말로 국가브랜드를 높이는 지름길이기 때문입니다. WOW-TV NEWS 박병연입니다. 박병연기자 bypark@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