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리스(IRIS)'에 뜨면 뜬다. "

지난달 14일부터 방영된 드라마 '아이리스'가 요즘 패션 · 액세서리 업계의 화두다. 이병헌,김태희,정준호 등 톱스타들을 내세워 30%대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면서 주인공들이 착용하고 나온 패션 아이템들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기 때문.올초 '꽃보다 남자'에 이어 다시 '아이리스 신드롬'을 만들어 내고 있는 것이다.

아이리스에 의상,액세서리 등을 협찬한 브랜드는 '오즈세컨''시슬리''리플레이''까르띠에''엠포리오 아르마니' 등 40여개에 이른다. 이 중 간접광고(PPL)를 통해 톡톡히 효과를 본 사례가 국내 주얼리 브랜드 '마코스 아다마스'.이 드라마를 위해 특별 제작한 '이병헌 십자가 목걸이'(19만5000원)는 3회(10월21일)부터 매회 등장해 지난주 초 완판(완전판매)됐다. 비밀조직 '아이리스'의 기밀이 담긴 USB를 내장한 이 목걸이는 극 전개상 핵심 아이템이다. 또 9회(11월11일)에서 정준호가 김태희에게 주려고 산 '러브스펠 팬던트'(9만5000원)는 바로 다음날 오전 품절됐다. 아이돌 그룹 '빅뱅'의 멤버 탑이 총을 겨누는 장면(2회)에서 불과 몇 초간 노출된 '아이언 크로스링'(17만5000원)은 방영 직후 매출이 6배로 뛰었다.

출연진에게 제품을 협찬해 큰 돈 들이지 않고 '아이리스 효과'를 누리는 경우도 많다. 뉴발란스의 '이병헌 운동화'(9만9000원)가 대표적.이병헌과 김태희의 밀월여행 장면(3회)에서 상당시간 등장한 덕에 방영 직후 순식간에 5000족가량이 팔렸다. 지난달 뉴발란스 매출은 90억원을 넘어 6월(60억원)에 비해 50% 이상 늘었다. 10~20대 초반이 주고객이었지만 최근 20대 후반~30대 고객이 30%가량 증가했다.

'니나리치 액세서리'의 '막시모바 호보백'(75만원)은 김태희가 1~2회에 들고 나온 이후 판매량이 두 배가량 올랐다. 방영된 지 한 달이 지난 지금도 문의전화가 하루 50여건씩 온다.

김소연이 7회(11월4일)에 입고 나온 '헤지스 레이디스 트렌치코트'(49만8000원)는 일주일 새 판매량이 30% 늘었다. 이병헌을 뒤쫓는 장면에서 3분가량 선보인 이후 헤지스 매장에는 "이게 김소연이 입고 나온 것 맞냐"는 문의가 쇄도했다. 정준호가 4회(10월22일)부터 시계 '쇼메 댄디 크로노 스틸'(779만원대)을 차고 나온 이후 롯데 에비뉴엘의 쇼메 매장에는 문의전화가 세 배 이상 늘었다.

송정미 홍익대 광고홍보학과 교수는 "기업 입장에서는 드러내놓고 하는 광고를 꺼리는 소비자에게 자연스럽게 다가갈 수 있고,배우의 이미지가 제품에 투영되는 효과를 노릴 수 있다"고 말했다.

강유현 기자 y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