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경 KT&G 브랜드디자인 부장
"담배 안피우지만 골초보다 많이 알아"
"담뱃갑 디자인에 스토리 담으니 日서도 관심"

담뱃갑(패키지)을 디자인하는 사람은 당연히 '담배를 많이 피우는 남자'일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서울 삼성동 KT&G 본사에서 만난 박현경 브랜드디자인 부장(37 · 사진)은 세련된 이미지의 여성이었다. 담배를 피워야 좋은 디자인이 나올 것 같다고 했더니 "안 피운다"는 답이 돌아왔다.

박 부장은 2006년부터 '에쎄 순'을 비롯 '레종블랙''블랙잭''보헴''후파' 등 24종의 KT&G 담뱃갑을 디자인했다. 웬만한 '골초'보다 담배를 더 잘 알고 국산 담뱃갑 디자인을 한 단계 끌어올려 사내에선 '담배의 어머니'로 통한다. 국산 담뱃갑이 외산과 다른 점을 묻자,그는 지체없이 "패키지 안에 스토리가 담겨 있다"고 요약했다. 박 부장은 "'말보로''럭키스트라이크' 등은 디자인이 단순하고 선이 굵어 굉장히 남성적인 반면 국내에선 아기자기한 중성적 이미지로 화가의 작품처럼 패키지 그림만으로 이야기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2006년 입사 후 첫 작품이었던 '에쎄 순'은 대나무를 수묵화 방식으로 그려넣었어요. 대나무 숲속에 있는 듯한 느낌이 들고 대나무 숯도 연상할 수 있고요. 동양화 이미지의 담배 패키지로는 세계에서 유일해 출시 후 해외에서 더 놀랐죠.'레종'의 고양이 그림 역시 다른 나라에서는 시도한 적이 없어요. "

박 부장은 "담배 패키지는 제품 정체성을 나타내는 유일한 커뮤니케이션 수단"이라며 "과자처럼 단순히 내용물을 설명하는 것을 넘어 담배를 피우는 전체적인 분위기까지 조성하는 액세서리 기능도 있다"고 설명했다.

홍익대 미대 92학번인 박 부장은 1995년 광고기획사 코래드에서 해태제과의 '맛동산''홈런볼''부라보콘' 등을 디자인하면서 업계에 발을 들였다. 2001년 삼성물산의 브랜드 비주얼 전략 매니저를 거쳐 2006년 KT&G에 둥지를 틀었다. "대학 시절부터 담배에 대한 환상이 있었어요. 미국에 여행갔을 때 본 낡은 말보로 포스터,럭키스트라이크 간판을 보고 반해버렸죠.결혼도 담배를 가장 멋있게 피웠던 대학 선배와 했죠.(웃음)"

'에쎄 순'과 함께 애착이 가는 작품으로 '레종블랙'과 '보헴'을 꼽았다. 그는 "'레종블랙'은 역발상이 먹혀들어간 사례"라며 "타르 함량이 가장 낮은 만큼 강한 검은색으로 이를 보완했다"고 설명했다. 시가담배인 '보헴'은 거칠고 터프한 느낌을 주기 위해 처음으로 종이 재질을 매끈한 스타일지(코팅지)가 아닌 거친 크라프트지(재활용지)로 바꿨다.

"과거 디스,88,새마을,하나로 등의 담배는 정부 정책이나 이슈를 반영했을 뿐 디자인이랄 게 없었어요. 하지만 지금은 6~7개월에 걸쳐 100~200개의 디자인 후보를 만들고 이 중 하나를 선택합니다. "

한국의 담배 디자인 수준에 대해 그는 "이미 세계적"이라고 평가하고,"해적 담배라 불리는 블랙잭은 일본인들이 좋아하는 애니메이션 이미지라 상당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귀띔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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