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5회째를 맞이한 '지스타 2009'에 참가하기로 신청한 게임 업체는 현재까지 총 184개로 역대 최대다. 작년 162개보다 22개나 증가했다. 무엇보다 해외 유명 대작들이 다수 전시된다는 점이 돋보인다. 국산 게임들끼리 경쟁을 벌여 '국내용 전시회'라는 비아냥을 들었던 과거와 확실히 달라진 점이다.

국적도 다양하다. 미국,노르웨이,중국,일본 등 세계 각국의 게임이 지스타를 찾는 만큼 다양한 온라인게임 문화를 즐길 수 있는 좋은 기회로 평가받고 있다. 해외 대작들과 함께 글로벌 게임업체의 유명 인사들도 지스타 기간 중에 한국을 찾는다. 아스트룸온라인 · 샨다 · 펀컴 등 각국에서 온 경영진과 유명 개발진이 지스타 전시 기간 중 차세대 게임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할 예정이다.

◆해외 대작들 한 자리에

네오위즈게임즈가 서비스하는 '에이지 오브 코난'은 노르웨이의 게임업체 펀컴이 개발했다. 국내에서 대중에게 공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만2000년 전 사라진 고대 문명을 기본 배경으로 한 이 게임은 미국 작가 로버트 하워드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해 만들어졌다. 문명의 위기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적과 싸우는 것이 주된 줄거리이며 현재 영어,독일어,러시아어 등 6개 언어로 미국,유럽 지역에서 서비스하고 있다.

'에이지 오브 코난'은 내년 초 출시될 확장팩에 한옥,장승,돌담 등으로 꾸며진 한국식 마을이 등장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과거 남대문 등 게임에 등장한 적은 있지만 한국 전통 마을이 외국산 게임 내에서 등장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네오위즈게임즈는 이 게임의 한국 버전을 12월부터 비공개 시범서비스하고 내년 초 공개서비스할 예정이다.

NHN이 서비스할 '워해머온라인'은 '다크 에이지 오브 카멜롯'(Dark Age of Camelot) 개발사로 잘 알려진 미씩 엔터테인먼트가 개발한 대작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로 25년 전통의 유서 깊은 PC 판타지 게임인 '워해머'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엠게임이 유럽 게임업체 '빅포인트'와 손잡고 선보이는 '브라우저 게임'도 관심거리다. '브라우저 게임'은 별도의 다운로드나 설치 없이 웹브라우저에서 바로 간단하게 실행이 가능하다. 엠게임은 빅포인트의 대표작 '다크오빗'과 '씨파이트'를 앞세워 아직 초기 단계인 국내 브라우저 게임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다크오빗은 공상과학을 소재로 한 전략 게임으로 다른 브라우저게임과 달리 실시간 액션 플레이를 지원한다. 현재 유럽 등지에서 최고 동시접속자 수가 18만명에 이르는 최고의 인기 게임이다.

◆글로벌 게임업체 경영진 집결

지스타 2009 기간 중 러시아 및 동유럽 최대 게임업체 아스트롬온라인엔터테인먼트의 경영진이 대거 전시장을 방문한다. 이 회사는 이번 지스타를 통해 자체 게임 '얼로즈 온라인'의 국내 퍼블리싱 파트너를 찾는 동시에 동유럽과 러시아 및 CIS 국가 등에 퍼블리싱할 국내 우수 온라인 게임을 물색한다는 계획이다.

중국 최대 게임업체 샨다게임즈를 이끌고 있는 다이애나 리 대표도 이번 지스타 2009 기간에 방한한다. 그는 지스타의 부대 행사 중 하나로 26~27일 양일간 열리는 '2009 국제콘텐츠개발자컨퍼런스(ICON 2009)'의 강연자로 나설 예정이다. '에이지 오브 코난'의 개발사 펀컴의 니콜라이 니켈슨 부사장 역시 ICON 2009의 강연자로 한국을 찾는다.

경영진은 아니지만 유명 개발자들도 한국을 찾을 예정이다. CJ인터넷이 서비스할 '드래곤볼 온라인'을 진두지휘하는 타카미야 코지와 '에이지 오브 코난'의 수석 프로듀서인 크랙 모리슨이 각각 ICON 2009의 강연자 자격으로 지스타 2009 현장을 찾는다. 블리자드는 본사 배틀넷 프로젝트 디렉터가 방한해 차세대 배틀넷의 비전과 구성,기능을 소개하는 자리를 갖는다.

◆비즈니스 기회도 확대

다국적 게임들이 등장하고 각국의 유명 인사들이 방한하면서 올해 지스타는 비즈니스 측면에서도 많은 기회를 제공해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작년 49개에서 크게 증가한 67개 해외 업체가 모두 B2B 관에 유료 부스를 만든다. 작년까지는 수출상담회 공간에 임시 부스를 차리는 수준이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해외 업체와 50개 이상의 국내 게임 업체가 만나는 수출상담회를 준비하고 있다. 정우용 한국콘텐츠진흥원 부장은 "작년까지 해외 업체는 무료 초청했지만 올해는 자비를 들여 예외 없이 부스를 마련하도록 만들었다"며 "지스타를 세계 최대 온라인게임 마켓플레이스로 만든다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