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개인에 성향에 따른 맞춤형 마케팅 기법인 '트랜스프로모(transpromo)' 시장이 최근 주목받고 있다. 트랜스프로모는 transaction(거래)과 promotion(판촉)의 합성어로,첨단 디지털 인쇄기기를 활용해 홍보 우편 등 다양한 DM(다이렉트 메일)을 소비자 맞춤 형태로 제공하는 마케팅 기법이다.

최근 들어 프린터들이 진화하면서 각종 솔루션과 결합,다양한 맞춤형 DM을 제작할 수 있게 됐다. 대형 마트 등 유통업체들은 맞춤형 DM 발송을 위해 고객 데이터베이스(DB)를 확보한 뒤 소비자들이 원하는 상품 위주로 전단지를 만들어 보낸다. 예컨대 맥주를 자주 사는 고객에게는 맥주 쿠폰을 많이 보내고,화장품을 주로 사는 고객에게는 화장품 관련 정보를 전달하는 방식이다.

◆쿠폰도 고객의 성향에 맞춰 보낸다

고객의 이름과 다양한 문구 등도 담아 색다른 느낌을 주는 DM도 증가하고 있다. 이 같은 맞춤형 마케팅은 실제 구매로 이어지는 효과도 높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월 평균 15만원어치 이상을 구매하는 소비자를 대상으로 매월 30만여 DM을 발송하는 GS리테일(마트,슈퍼마켓)은 맞춤형 DM을 보낸 결과,고객들의 쿠폰 사용률이 기존의 세 배 가까이 증가했다.

트랜스프로모 마케팅은 출력 비용 측면에서도 경제적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아날로그 인쇄기인 '오프셋'에 비해 20~30%가량 비용이 쌀 뿐만 아니라 빠른 출력 속도로 생산성도 그만큼 높아진다고 업계 관계자는 설명했다.

◆HP,"트랜스프로모 시장 주도한다"

트랜스프로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글로벌 프린터 업체들 간 경쟁도 치열하다. HP는 '인디고' 프레스 시리즈를 앞세워 관련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다양한 디지털 프린팅 관련 세미나도 개최하며 홍보 활동도 벌이고 있다. HP의 경우 프린터뿐만 아니라 서버,저장장치,데이터베이스 등의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고 있는 만큼 이들을 묶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전략이다.

HP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프린터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VS 해리하란 부사장은 "우리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아우르는 종합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트랜스프로모 시장에서 많은 강점을 보이고 있다"며 "한국 시장에서도 최근 트랜스프로모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지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HP는 현재 국내에 90여대의 인디고 프레스 제품을 판매하며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해리하란 부사장은 "유통업체뿐만 아니라 금융권 등에서도 고지서를 보낼 때 광고 등을 담아 발송할 수 있다"며 "과거 인터넷 상에서 팝업 광고가 새로운 마케팅 기법으로 부각됐듯,최근 프린터 업계에서는 트랜스프로모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신도리코,국내 환경에 맞는 솔루션 개발

신도리코 역시 트랜스프로모 관련 솔루션 개발에 힘쓰고 있다. 작년 4월부터 고객관리 솔루션 업체인 피트니보우스 소프트웨어와 제휴를 맺고 트랜스프로모 솔루션 개발을 시작했다.

회사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에서 검증받은 솔루션을 바탕으로 국내 출력 및 인쇄 환경에 최적화한 제품을 개발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며 "신도리코의 솔루션을 도입하면 고객의 성별 연령 기호 등을 고려한 맞춤형 쿠폰을 출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신도리코는 트랜스프로모 사업에 대한 활발한 마케팅도 진행 중이다. 은행 보험사 증권사 카드사 통신사 등의 고객관리부문 실무자와 DM 관련 사업가 등을 대상으로 제품 설명회를 진행,성공적인 맞춤형 프로모션 방법 등을 소개하고 있다. 넥스프레스와 같은 신도리코의 컬러 디지털 인쇄기를 고객에게 시연하는 자리도 마련하며 시장 확대를 노리고 있다.

◆한국후지제록스,맞춤형 청구서 공략

한국후지제록스가 내놓은 맞춤형 솔루션인 '엑스엠파이(XMPie)'는 고객의 특성에 맞는 마케팅 메시지를 이메일,문자 메시지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전달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회사 관계자는 "엑스엠파이를 활용하면 개인별 소비 성향에 맞는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안내가 1 대 1로 맞춤화돼 전달된다"며 "프린트물은 단색이 아닌 완전 컬러의 이미지로 표현해 가독성도 크게 높였다"고 강조했다.

후지제록스의 '프린트숍 메일' 역시 대표적인 트랜스프로모 솔루션이다. 개인의 특성에 맞춘 이미지와 광고 메시지 등을 포함한 청구서를 제작할 수 있는 이 솔루션은 편리한 사용자 환경을 갖춘 게 장점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시장조사 기관인 PIRA에 따르면 2012년 아시아 지역의 트랜스프로모 시장(매출 기준)은 2007년 대비 4배 이상 커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며 "관련 시장을 잡기 위한 업체들 간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