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투자 유치를 위한 경제자유구역이 겉돌고 있다는 얘기는 어제오늘 나온 게 아니다. 정부가 총리 주재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평가시스템 도입, 규제완화 등 개선책들을 내놓은 것은 더 이상 이런 상황을 방치할 수 없다고 판단한 때문일 것이다. 실제로 경제자유구역은 외국인투자 유치보다 지역개발사업으로 변질되고 있는 것이 지금의 실정이다. 외국인투자 유치라는 본래의 목적을 살리기 위해서는 땜질식 개선책이 아니라 과감한 발상의 전환과 개혁이 절실하다는 게 우리의 생각이다.

경제자유구역은 외국인 투자 유치를 위해 외국인 기업을 대상으로 각종 세제, 규제상 특례 등의 혜택을 주는 일종의 특구 개념이다. 정부가 처음 이런 구상을 내놨을 때 특구가 아니라 전국을 그렇게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 대두되기도 했지만 정부는 한 지역만이라도 제대로 성공시켜 이를 여러 곳으로 확산시켜 나가자는 의도에서 몇몇 지역을 지정했다. 그 결과 지금까지 6개 지역이 경제자유구역으로 선정됐지만 문제는 어느 한 곳도 제대로 된 경제자유구역이라고 말하기가 부끄러운 수준이라는 것이다. 최근 4년간 6개 경제특구 내 외국인직접투자가 우리나라 전체의 2.5%에 불과하다는 것이 이를 말해준다.

정부가 경제자유구역에 평가시스템을 도입하고 규제도 완화하겠다고 하지만 이런 임시미봉적 개선책보다는 경제자유구역으로서 의미가 더 이상 없다고 판단되는 지역은 과감히 정리하는 결단이 필요하다. 규제완화도 그렇다. 규제에 관한한 가장 선호돼야 할 지역이 경제자유구역이어야 하는데도 아직까지 규제 얘기가 나온다는 것 자체가 잘못된 것이다. 오죽하면 '자유없는 경제자유구역'이라는 말까지 나오겠는가. 외국인들이 매력을 느낄 만한 경제적 자유를 제공하지 않으면 안된다.

특히 주거환경 개선이 시급하다. 외국인 교육기관을 허용한다고 했지만 유일한 외국교육기관인 송도국제학교조차 교육과학기술부 인가심사를 통과하지 못했다. 병원 등도 열악하긴 마찬가지다. 이래선 경제자유구역이 될 수 없다. 모든 것을 경제자유구역청에 일임해서라도 파격적인 여건을 만들지 않으면 경제자유구역이 성공하기 어렵다는 비상한 각오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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