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쌍용차 기술 유출 혐의자들을 기소했지만 사법처리는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피의자들이 혐의의 상당 부분에 대해 "대주주 지시에 따른 업무행위의 일환이었다"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검찰은 그러나 중국 비오이옵토일렉트로닉스사가 한국의 비오이하이디스를 인수한 후 기술을 유출한 사건에서 법원이 기술 유출 혐의를 받은 비오이하이디스 직원들에 대해 지난달 배임 혐의를 인정한 것을 근거로 유죄 판결이 나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유죄 판결이 나더라도 소액주주들이 민사소송을 통해 상하이차로부터 손해배상을 받아내기는 만만치 않다. 쌍용차는 기술 유출 자체를 부인하고 있어 회사가 상하이차에 소송을 걸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 쌍용차의 소액주주 1781명은 지난 3월 법원에 상하이차 경영진과 쌍용차 전직 임원 등 14명에 대해 위자료 명목으로 10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소액주주들은 재판 과정에서 손해감정액이 산출되면 손해배상액을 추가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미국과 달리 중국은 판결 집행에 관한 상호보증이 없어 중국 법원에서 한국 판결을 그대로 집행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그렇다고 해서 전직 한국인 임원 개인들에게 거액의 손해배상을 받아내기도 현실적으로 어렵다.

법무법인 광장의 장선 변호사는 "결국 중국에서 새로 형사 및 민사소송을 내서 상하이차로부터 받아내야 하는데 중국 법원이 상하이차에 대해 유죄 판결을 낼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중국에서 손해배상 판결을 받는다고 해도 하이브리드카 기술이 상용화되지 않아 손해배상액을 산정하기가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법무법인 지평지성의 김범희 변호사는 "상하이차가 기술을 이용해 하이브리드카를 상용화한 후 대략 얼마에 판매할 것이라는 예상치를 산정해야 하는데,이를 법원에서 인정받기가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