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2조원 규모인 치킨전문점은 서민들이 즐겨 찾는 외식업의 대표 업종이다. 자영업 경험이 없는 사람들이 손쉽게 선택하는 창업 아이템이기도 하다. 치킨시장에서는 1980~90년대 인기를 끈 프라이드치킨,양념치킨에 이어 '웰빙 치킨'이 인기를 끌고 있다. 굽는 치킨,숯불바비큐,노(no) 트랜스지방 치킨 등의 수요가 늘고 있는 추세다.

올 들어 열린 프랜차이즈 박람회에서도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크게 증가했다. 창업자금이 빠듯한 예비 창업자들이 리스크가 적은 소자본 창업을 선호하고 있기 때문.치킨점은 특별한 기술이 필요 없고,작은 점포로도 운영이 가능하다. 가맹비를 받지 않는 등 파격적인 조건으로 가맹점을 모집하는 검증되지 않은 프랜차이즈 본사도 많아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

◆'굽는 치킨' 급팽창

2~3년 전부터 등장한 굽는 치킨 브랜드가 급증하고 있다. '굽네치킨'은 기름에 튀기지 않고 오븐에 굽는 방식을 내세워 매장을 공격적으로 늘려가고 있다. 이어 '구어조은닭''핫선치킨''쪼끼군다리치킨''윙글' 등이 속속 등장했다. 핫썬치킨은 치킨 조리법으로 특허를 획득한 '베이크 치킨'을 내놓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보광그룹의 윙글은 독일제 오븐에서 고온으로 구운 오븐구이 치킨을 강조하고 있다. 배달 전문으로 유명한 '네네치킨'도 지난달 굽는 치킨 시장에 새로 진출했다.

숯불바비큐 치킨도 웰빙 트렌드를 타고 세력를 넓혀가고 있다. 'BBQ 참숯 바베큐 치킨'은 독특한 오븐그릴복합기로 닭을 구워 기름기는 빼고 육즙을 그대로 살려 쫄깃한 맛을 낸다. 중견 프랜차이즈인 '바비큐보스'는 참숯 연기로 서서히 익혀 기름기를 뺀 닭 요리를 선보였다.

메뉴를 복합화한 치킨전문점들도 틈새시장을 파고들고 있다. 면역력 강화에 도움이 되는 천연 벌꿀을 사용하는 치킨전문점 '위드락'은 신종 플루 여파로 브랜드 인지도가 높아졌다. '강정이기가막혀'는 닭강정을 특화한 치킨점으로 자체 개발한 강정 소스를 이용해 매운 강정,간장 강정,김치 강정 등을 판매하고 있다. '사바사바치킨호프'는 프라이드 치킨에 파채와 겨자소스를 얹은 '파닭' 메뉴와 간장치킨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프라이드치킨 반격 나서

기존 프라이드치킨 업체들은 트랜스지방이 없는 기름을 사용해 맛과 품질을 높인 치킨으로 반격에 나섰다. 'BHC치킨'은 일반 치킨점에서 쓰는 콩기름이나 옥수수기름 대신 해바라기유를 사용한다. 불포화 지방산의 함량이 3배나 높은 '하이올레익 해바라기 기름'을 써 성인병의 원인인 콜레스테롤 함량을 크게 줄였다. 마늘간장 양념으로 유명한 '교촌치킨'과 치킨전문점 '치킨더홈'은 카놀라유를 쓴다. 카놀라유는 산폐 기준 온도가 190도로,보통 175도에서 튀겨지는 치킨을 조리할 때 문제가 없다. 농협 목우촌의 치킨 브랜드 '또래오래'는 트랜스지방이 없는 팜올레인과 카놀라를 혼합한 기름을 사용한다.

박열하 제너시스BBQ 홍보실장은 "지난 30년간의 치킨시장을 돌아보면 다양한 아이템이 등장했지만 프라이드를 제외한 메뉴는 인기를 끌다가 몇 년 만에 사라졌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소비트렌드 주목해야

1975년 '림스치킨'을 시작으로 성장해온 치킨전문점은 유행에 매우 민감하다. 대략 10년을 주기로 새로운 아이템이 등장했으며,선두 업체들도 자리바꿈을 했다. 치킨점 시장에서는 브랜드 파워가 중요해 프랜차이즈 본사 선택이 성공을 좌우한다. 반짝 유행하는 아이템이 아니라 오랫동안 지속할 수 있는 브랜드를 골라야 한다. 매장 형태에 따라 입지 선택도 중요하다. 치킨호프전문점은 유동 인구가 많은 역세권이 좋고,배달전문점은 주택가 상권의 B급,C급지도 괜찮다.

이경희 창업전략연구소장은 "웰빙 열풍이 불면서 단백한 맛을 강조하는 굽는 치킨이 인기를 끌고 있지만 소비자는 변덕스럽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며 "평생 직장 개념으로 창업한다면 10년 이상 유지될 수 있는 브랜드를 골라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인한 기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