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셜텍 안건준 대표 "전 세계 90% 이상 우리제품 쓸 것"
스마트폰 디지털입력장치 '대박'

"3년도 안 되는 기간 동안 매출이 50억원에서 700억원까지 약 14배나 급성장한 것을 보고 남들은 운이 좋았다고들 말합니다. 하지만 기술의 가능성을 믿고 참아온 임직원들의 끈기와 인내심이 원동력이라고 생각합니다. "

경기도 수원에 있는 휴대폰부품업체 크루셜텍 본사에서 11일 만난 안건준 대표는 "전 세계에서 사용 중인 스마트폰 약 2000만대에 장착된 입력장치의 90% 이상이 우리 제품이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크루셜텍이 지난해부터 차세대 휴대폰으로 떠오른 스마트폰의 인기를 업고 이른바 '대박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2001년 설립된 이 회사는 2007년까지만 해도 매출이 약 50억원 수준에 그쳤던 평범한 벤처기업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매출은 무려 430억원,올해는 700억원을 무난히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경제위기로 인해 국내 휴대폰부품업계가 지난해 대비 매출이 감소하거나 약간 늘 것으로 예상하는 것과는 대조적인 분위기다. 회사의 효자상품은 약 3년간 100억원의 연구비를 투입해 2006년 세계 최초로 개발한 스마트폰의 문자 및 정보입력장치로 소형 광마우스의 일종인 옵티컬 조이스틱(OJ)이다. 회사는 현재 삼성전자,LG전자,팬택,소니 에릭슨,HTC 등에 제품을 공급 중이다.

스마트폰은 휴대전화와 개인휴대단말기(PDA)를 합친 일종의 휴대용 컴퓨터로 인터넷 검색은 물론 액정디스플레이에 문자 및 그림 정보를 입력해 송 · 수신이 가능하다. 삼성전자의 'SCH-M시리즈',LG전자의 '싸이언 스마트폰' 및 미국 RIM사의 블랙베리 등이 대표적인 제품이다.



OJ는 휴대폰 앞면에 부착된 가로 · 세로 1㎝ 정도 크기의 마우스포인터 위에서 손가락으로 마우스 커서를 움직여 화면에 있는 아이콘을 클릭하거나 문자 및 정보를 입력하는 원리로 작동된다. 손가락의 미세한 움직임을 화면에 정확히 구현해내야 하는 초정밀 기술이 요구된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회사의 경쟁력은 지식재산권에서 나온다. 크루셜텍은 올해까지 OJ와 관련된 약 100여개의 국내 특허와 미국,중국,일본 등에서 등록한 특허를 합쳐 200여건의 특허를 갖고 있다. 안 대표는 "경쟁업체들이 우리 특허를 피해 제품을 만들 가능성은 현재로선 거의 없다고 자부한다"며 "전체 직원의 20%인 100여명이 연구인력이고 특허 전문팀도 운영 중"이라고 설명했다.

안 대표의 '뚝심'도 한몫했다. 창립 후 각종 IT(정보기술)솔루션을 주로 만들던 회사는 2003년 주변의 반대를 무릅쓰고 OJ 개발에 나섰다. 휴대폰을 통한 정보이용서비스가 보편화되면서 휴대폰으로 인터넷을 할 시대가 올 것이라고 믿은 것.하지만 개발 후에도 휴대폰업계에서 스마트폰에 대한 인식이 거의 없어 약 2년 가까이 고전을 면치 못했다. 안 대표는 "잘될 거라는 확신은 있었지만 제품이 팔리지 않자 난감했다"며 "국내 한 회사가 독점으로 제품공급을 요청했다가 물건을 사가지 않아 당시 반년 매출인 약 27억원의 적자를 보는 위기를 겪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렇게 고전하다가 2008년부터 해외 휴대폰업체들이 접촉해오면서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마우스포인터가 부착된 IPTV용 리모컨을 개발 중인 크루셜텍은 내년에 이 제품이 상용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IPTV용 리모컨은 원하는 기능을 메인메뉴에서 일일이 찾아야 하지만 이 제품은 화면에 떠 있는 실행 아이콘을 클릭하기만 하면 원하는 기능을 작동시킬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수원=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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