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 부인인 김윤옥 여사가 10일 한류스타 배용준씨를 청와대로 초청,한식 세계화 등을 주제로 얘기를 나눴다. 김 여사는 한식세계화추진단 및 한국방문의 해 명예위원장을 맡고 있다. 배씨는 한국방문의 해 홍보대사를 하고 있어 관련 분야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기 위해 면담을 가졌다.

다과를 곁들인 면담에서 김 여사는 청와대 일상생활에 관해 털어놓으면서 얘기꽃을 피웠다. 배씨가 "여사님 뵙는 것이 굉장히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아주 편하다"고 하자 김 여사는 "평생 대통령 부인을 할 것도 아닌데 위엄있게 목에 힘주고 있다가 나갔을 때 어떻게 되겠나"라고 말했다. 이어 "친구들이 어떻게 말해야 하느냐고 그러기에 '~했습니다''어쨌습니다'라고 하면 나도 불편하니까 있는 그대로 하라고 한다. 어렸을 때 친구들한테는 그냥 편하게 다 말 놓으라고 한다"며 "그래야 친밀감을 느끼고 퇴임하고 나갔을 때 외롭지 않다"고 했다.

청와대 생활에 대해 배씨가 "갇혀 계시는 것 아니냐"고 하자 김 여사는 "그렇게 생각하면 진짜 답답해지는 것"이라며 "사실 가끔 나가 뮤지컬도 봤다. '42번가의 기적'도 보고 백건우씨 연주할 때도 갔고,살짝살짝 나갔다 왔다"며 "자장면 시켜 먹는 재미로 가끔 딸집에 간다. 배달해서 좀 불은 거 먹는 재미에…"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김 여사는 "(이 대통령의) 서울시장 퇴임 후 가회동 한옥에서 살았는데 겨울에 추워 비닐도 치고 담요를 쳐 놓고 자기도 했다"며 "방음이 안 돼 대통령한테 비밀 얘기를 할 때는 이불 뒤집어 쓰고 하자고 우스개 소리도 해 분위기가 좋고 운치도 있었다"고 회고했다. 김 여사는 "청와대 생활이나 밖의 생활이나 똑같다"며 "반팔 티셔츠 입고 뒷산도 걷고 녹지원 산책도 하기도 한다"고 소개했다. 김 여사는 "외국 정상이 오면 메뉴를 직접 고르는데 이번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올 때 어떤 한식 메뉴를 내놓을지 고민이 많다"고 털어놨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